"이륙 직후 엔진 1개에 불…기체 결함이 사고 원인 추정"
(테헤란·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강훈상 유철종 특파원 현혜란 기자 =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가기 위해 8일 오전(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을 출발했던 우크라이나 항공사 소속 보잉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이 전원 사망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란 언론과 AP, AFP,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8일 오전 6시께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소속의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보리스필 국제공항으로 향하고 있던 이 여객기에는 167명의 승객과 9명의 승무원 등 176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도로교통부 대변인은 "이맘호메이니 공항 이륙 직후 사고 여객기의 엔진 1개에 불이 났으며 이후 기장이 기체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 여객기가 지상으로 추락했다"고 전했다.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 재난당국은 탑승자가 모두 사망했다고 밝혔으며, 우크라이나 외무부도 자체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승객과 승무원들이 모두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잠정 조사 결과 모든 승객과 승무원들이 사망했다"고 밝히면서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사고와 관련 오만 방문을 중단하고 귀국 길에 올랐다.
180명 태운 우크라 여객기 테헤란 부근서 추락…"전원 사망" / 연합뉴스 (Yonhapnews)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승객들 대다수가 이란인이었다고 소개했다.
키예프 보리스필 공항 관계자는 AP 통신에 "이 비행편은 주로 겨울 방학 뒤 우크라이나로 돌아오는 이란 학생들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추락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란 파르스통신은 기체 결함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잠정 정보에 따르면 비행기는 기술적 이유에 따른 엔진 고장으로 추락했다. 현재로선 테러 가능성은 배제됐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사고 현장에 조사팀을 급파해 사고 원인과 피해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란 항공청 레자 자파르자데 대변인은 "여객기가 이륙한 직후 파란드와 샤리아 사이에서 떨어졌다"며 "뉴스가 나온 직후 현장에 조사팀을 보냈다"고 말했다.
현지 구조당국은 테헤란 외곽 사고 현장에서 사고기의 블랙박스를 발견해 사법 당국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날 여객기 사고는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들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한지 몇시간 뒤에 발생했다.
이번에 추락한 사고 여객기의 기종은 최근 몇 년 간 잇따라 참사를 빚은 보잉 '737 맥스'가 아닌, '737-800' 기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제조한 '737 맥스'는 앞서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잇따라 추락, 승객과 승무원 346명이 숨지는 참사를 초래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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