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레이마니, 테러리스트에 폭발장치 등 공급…영국군 살해 책임"
영국 주재 이란 대사 "자기방어 차원…전쟁 원하지 않아" 강조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이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 주둔기지 공격을 비판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올해 처음으로 하원에서 열린 '총리 질의응답'(Prime Minister's Questions·PMQ)에서 "다국적군이 체류하는 이라크 기지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란은 무모하고 위험한 공격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면서 "대신 시급한 긴장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는 이란의 이번 공격으로 인해 영국군이나 민간인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인해 중동 지역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실제적인 위험이 있다며, 정부가 영국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는지를 질의했다.
아울러 미국이 드론(무인기) 공습을 통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살해한 것이 적법한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다.
존슨 총리는 "우리 작전이 아니었다"면서도 "미국이 기지와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권리가 있다는 점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테러리스트에 폭발물 등을 제공했으며, 이러한 장치가 영국군을 살해하고 부상을 입히는데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는 "그(솔레이마니)는 영국군의 피를 자기 손에 묻혔다"고 비판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도 이날 이란의 행위에 대해 "무모하고 위험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라브 장관은 이번 공격에 대한 희생자 발생을 우려하고 있으며, 중동 지역에서의 전쟁은 테러리스트 그룹만 이롭게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븐 바클레이 브렉시트부 장관은 BBC 방송에 출연, "전쟁은 어느 편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이해당사자의 자제를 촉구했다.
바클레이 장관은 이날 존슨 총리가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의 만남에서도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영국 총리실을 찾을 예정이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새벽 1시 20분께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에르빌 기지 등 미군이 주둔한 군사기지 최소 2곳에 탄도미사일 십수발을 쐈다.
혁명수비대는 이번 공격이 지난 3일 미군 무인기(드론)의 공습으로 폭사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위한 보복 작전이라고 밝혔다.
하미드 바이디네자드 영국 주재 이란 대사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자기방어 차원이며, 이란은 전쟁이나 긴장고조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기지에는 미군뿐 아니라 영국군을 포함한 다국적군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국방부는 그러나 이번 공격으로 인한 영국인 피해자는 없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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