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한국, 중재보다 촉진자…미, 대북외교 아웃소싱해달라"

입력 2020-01-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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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한국, 중재보다 촉진자…미, 대북외교 아웃소싱해달라"
"북미 안풀리면 남북이라도 잘되게해야…한국이 북과 돌파구 마련 필요".
"미국, 문 대통령 신년사 신중히 고려해야"…"호르무즈 파병엔 신중해야"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북미 대화가 제일 중요하지만, 풀리지 않으면 제2 또는 제3의 방법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이 북한과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오후 뉴욕 코리아소사어티의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뒤 특파원들을 만나 "북미 교착상태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남북관계를 개선함으로써 북미 관계를 풀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특보는 학자로서의 사견을 전제로 "남·북 또는 중·러가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돌파구를 만드는 등 유연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우리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실존적 문제"라며 "미국이 전향적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미국의 기류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오랜 지인인 국무부 고위관리가 '미국의 외교정책에는 아웃소싱(외주)이 없다'고 하더라"면서 "미국도 이젠 생각의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 미국도 외교정책을 아웃소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의미를 뒀다.
문 특보는 "미국 행정부가 문 대통령 신년사를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부에선 독자행동을 우려하기도 하는데, 유엔 제재 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외교부에 대해서도 "창조적인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워싱턴DC를 찾았던 문 특보는 "워싱턴에 가니까 '문재인 신년사' 걱정을 많이 하는데 미국만 나서서 되는게 아니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긍정적으로 나와서 화답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면서 "미국과 잘 얘기가 되지 않으면 우리와 얘기해서 잘 해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 제재완화 결의안'에 대해선 "북한이 상응조치를 취하면 해볼만한 카드"라고 평가했다.
문 특보는 "북미 관계가 잘 돼야 남북·한미 관계 잘 된다는 '북미 우선주의' 접근으로 했는데 안 풀린 것"이라며 "남북이라도 해서 잘 되게 해야 한다. 중재보다는 촉진자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11월 대선 이전의 외교적 승리는 대북협상뿐이라며 "이란 문제가 있어도 (북한 이슈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이란 충돌과 맞물린 호르무즈해협 파병 이슈에 대해선 "미-이란 분쟁과 전투의 형태가 구체화하면 미국이 요청할 텐데 그때 판단해야 한다"면서 "아직 전투가 어디서 어떻게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어디로 보내느냐. 북한의 위협도 있는데 현역군인을 보낼 수는 없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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