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 역할 본격화하나…반도건설 "구체적 역할 미정"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황재하 기자 =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다툼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반도건설이 한진칼[180640]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는 3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달린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주요 주주로서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대호개발은 10일 특별관계자인 한영개발, 반도개발과 함께 보유한 한진칼의 주식 지분이 종전의 6.28%에서 이날 기준으로 8.28%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대호개발은 반도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대호개발은 이와 함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바꾼다고 공시했다.
자본시장법상 경영 참여 활동은 임원의 선임, 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등 범위가 포괄적이다.
대호개발이 이날 공시한 보유 지분 가운데 실제로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유효한 것은 지난달 26일 이전에 매입한 주식이어야 하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는 지분율은 8.20%로 파악된다.
현재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180640]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분은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합하면 총 28.94%다.
이중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로 유족 4명의 지분율이 엇비슷한 상황이다.
반면 한진그룹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해 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그동안 꾸준히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해 현재 17.2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한진그룹의 '백기사'인 델타항공은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 안팎에서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요 주주 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그동안 그룹 우호 세력으로 분류됐던 반도건설이 '남매의 난'을 지켜보며 향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 등과 접촉에 나서는 등 '캐스팅보트' 역할을 본격화하며 몸값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도건설이 이미 조 전 부사장 측과 만났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도건설 측은 이에 대해 "이번 주식 추가 매입이 대한항공 경영 참여 목적이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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