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권수호" vs "대만 안전"…차이잉원·한궈위 선거전야 총력전

입력 2020-01-10 20:18  

[르포] "주권수호" vs "대만 안전"…차이잉원·한궈위 선거전야 총력전
민진·국민당, 막판 표심 잡기…타이베이·가오슝서 마지막 세 대결
대만 내일 총통 선거…홍콩 지방선거 이어 대만 유권자 선택 주목



(타이베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투표로 대만의 주권을 지킵시다"(차이잉원)
"중화민국의 자유·민주에 퇴로가 없습니다. 안전한 대만으로 가야 합니다"(한궈위)
대만의 총통 선거를 하루 앞둔 10일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제1야당인 국민당 후보인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이 총력 거리 유세전을 벌이며 막판 세몰이에 나섰다.
전날 국민당 지지자들이 든 청천백일기로 덮였던 타이베이 총통부 앞 카이다거란(凱達格蘭) 대로는 이날 밤 민진당을 상징하는 연녹색 깃발이 물결을 이뤘다.
이곳은 전날 한 시장이 초대형 유세 집회를 연 곳이다. 국민당이 100만명을 모았다고 주장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켜보려고 하자 민진당이 곧바로 같은 장소에서 대규모 세를 과시하면서 응수에 나선 것이다.

적게 잡아도 수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민진당 지지자들은 도처에서 '차이잉원 당선'을 외쳤다.
지난 1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 가운데 그 직전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은 한 시장을 많게는 30%포인트 격차로 여유 있게 따돌려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작년부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통일 방안을 받으라는 중국 측의 압박이 부쩍 거세지고, 홍콩 시위로 대만에서도 반중 정서가 고조된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민진당은 중국의 압력에 단호하게 맞설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초등학생 아들을 데리고 나온 공무원 천(陳·39)씨는 "대만은 자신의 생존 공간을 갖고 있다"며 "베이징이 계속 어떤 압력을 대만 민중에게 가한다면 대만 민중은 베이징으로부터 더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낮 방탄유리로 둘러싸인 지붕 없는 차를 타고 신베이(新北) 타이베이시의 주요 도로를 누비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또 타이베이 총력 유세전에 참석하기 전에는 한 시장의 본진 격인 가오슝시에서 대규모 유세전도 펼쳤다.
한편, 전날 타이베이에서 국민당 지지자들을 총집결시킨 한 시장은 이날 낮 난터우(南投)현에서 차량 유세를 벌였다. 이어 자신의 정치적 근거지인 가오슝에서 대규모 유세 행사를 열고 선거운동의 대미를 장식했다.
한 시장은 전날 타이베이 카이다거란 대로 유세에서 "중화민국과 자유·민주에 퇴로가 없다"며 차이 총통을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중국 본토와의 안정적인 양안 관계를 바탕으로 대만을 안전하게 하고 대만인들이 부유하게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 시장 측은 전날 타이베이에서 근래 보기 드물었던 초대형 세몰이 성공에 따라 각종 여론조사에서 30%가량에 달하는 부동층을 끌어들여 역전의 기회를 마련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친 국민당 계열 신문인 연합보(聯合報)는 "어제의 카이다거란 대로의 인파와 선거 전야인 오늘 가오슝 유세의 모습은 한류(韓流·한궈위 인기)의 힘이 다시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만 총통 선거 투표는 11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결과는 선거 당일 밤 10시를 전후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엔 대만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민진당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과반 의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대만의 총통 선거는 대규모 민주 시위의 여파 속에서 범민주 진영의 압승으로 끝난 홍콩의 구의원 선거 직후 진행된다는 점에서 대만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대만 유권자들이 높은 지지율로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의 재선을 선택한다면 일국양제를 바탕으로 대만 통일이라는 중국의 마지막 역사적 위업을 달성하고자 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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