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스위스' 역할 이어갈 듯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걸프지역 이슬람 국가 오만의 새 군주(술탄)에 오른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는 11일(현지시간) 오만의 평화적인 외교정책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술탄 하이삼은 이날 국영TV로 방영된 연설에서 모든 국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외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외교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술탄 하이삼은 즉위 직후 첫 공개연설에서 "우리는 작고한 술탄의 길을 따르겠다"며 "우리나라의 외교정책은 다른 국가, 국민과 평화롭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외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국가 주권과 국제협력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언급은 오만이 '중동의 스위스'라는 별칭처럼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오만은 미국과 이란이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서명하는 데 중재자 역할을 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반군 후티의 협상도 오만에서 이뤄져 왔다.
2017년 6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카타르와 단교했을 때도 오만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았다. 사우디와 적대적인 이란과도 관계가 원만하다.
오만의 주류는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가 극명하게 대립하기 전 형성된 이슬람의 일파인 이바디파다.
오만 축구협회장, 문화유적부 장관을 지낸 술탄 하이삼은 전 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 알사이드(79)가 지난 10일 별세한 뒤 다음 날 후계자로 즉위했다.
오만을 50년간 통치하며 사회 안정과 경제 부흥을 일군 술탄 카부스의 장례는 11일 수도 무스카트에서 국민적 애도 속에 치러졌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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