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임기 중 '내 손으로 개헌' 생각에 흔들림 없어"

입력 2020-01-12 13:58  

日 아베 "임기 중 '내 손으로 개헌' 생각에 흔들림 없어"
중의원 조기해산 가능성 부인하면서도 "때가 오면 주저하지 않을 것"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내년 9월 말까지인 자신의 자민당 총재 임기 중에 헌법 개정을 실현하고 싶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지난 10일 녹화돼 12일 방송된 NHK 시사 프로그램 '일요토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자신의 손으로 개헌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에 전혀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신년 첫날 올해 추진할 주요 국정 과제로 헌법 개정 문제를 거론하는 등 새해 들어 여러 언론매체의 인터뷰에 응할 때마다 개헌 문제를 역설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이 패전한 태평양전쟁이 끝나고 제정된 현행 헌법에 자위대 근거 조항을 명기하는 등 새 시대에 어울리는 방향으로 헌법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일본 헌법(9조 1,2항)은 국제분쟁 해결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고 규정하고, 육해공군 전력을 갖지 않는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보수우파 진영에서는 사실상의 군대 역할을 하는 자위대가 현행 헌법 조항과 배치된다는 점을 들어 개헌의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아베 총리는 개헌을 쟁점으로 내년 10월까지 임기가 남은 중의원 해산을 통한 조기 총선 실시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로선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2012년 제2차 집권 이후 중의원을 2차례 조기 해산해 유아교육 무상화 등 주요 정책을 실현한 점을 들면서 "해산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발언은 오는 20일 개원하는 정기국회와 올 하반기의 임시국회 회기 중에 개헌 작업이 원활히 추진되지 않을 경우 전체 유권자의 뜻을 묻는 조기 총선에 들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중의원 해산 카드를 활용할 공산이 가장 큰 시점을 올 7~9월의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 끝나고서 소집되는 임시국회로 점치는 관측이 많은 편이다.
이와 관련,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이루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이날 같은 NHK 프로그램에 출연해 "올가을이면 현 중의원 임기가 1년 남는다"며 "언제 해산해도 좋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내년 9월 임기가 끝나는 자민당 총재 4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선 "정말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머리의 한구석에도 그런 생각이 없다. 작년 참의원 선거 때의 약속(개헌)을 제대로 이루어 나가는 것이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에선 다수당 총재가 행정 수반인 총리를 맡는 구조여서 현재 3연임만 가능토록 돼 있는 자민당 당규로는 내년 9월 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아베 총리의 집권을 연장할 수 없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2018년에도 2연임(6년)만 가능했던 총재 임기를 3연임(9년)까지 허용하는 쪽으로 당규를 고쳐 집권을 연장한 적이 있는 데다가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을 주축으로 한 자민당 지도부 일각에서 총재 4연임을 허용하자는 주장이 나와 아베 총리의 향후 선택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이번 NHK 인터뷰에서 그럴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자민당 내부에서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 강력한 총재 후보가 부상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 마음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편 아베 총리는 카지노를 포함하는 복합리조트(IR) 사업과 관련해 전 내각부 부대신이던 아키모토 쓰카사(秋元司) 전 자민당 중의원이 중국 기업으로부터 편의 제공 명목으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면서도 관련 법에 따라 IR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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