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통합정부·동부군벌 휴전…"러시아·터키 제안 수용"

입력 2020-01-12 15:09  

리비아 통합정부·동부군벌 휴전…"러시아·터키 제안 수용"
12일 0시 기점…"상대가 합의 위반하면 빠르게 대응" 경고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동-서로 나뉘어 9개월째 내전 중인 리비아에 휴전이 선언됐다.
리비아 동부 군벌 리비아국민군(LNA)은 11일(현지시간) 12일 0시 1분을 기점으로 서부 지역에서 휴전을 선언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어 서부를 통치하는 리비아통합정부(GNA) 역시 성명을 통해 "터키와 러시아 대통령의 휴전 제안에 대한 응답으로, 12일 0시를 기해 휴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터키 이스탄불 정상회담을 통해 리비아 내 분쟁 당사자들이 12일 0시부터 전투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내전 당사자들이 두 정상의 휴전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이 동부에서 이끄는 LNA측은 지난 9일까지만 해도 휴전을 거부했으나 이날 성명에서 "상대측이 휴전에 합의한다는 전제하에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아흐메드 미스마리 LNA 대변인은 "상대가 합의를 위반하면 재빠른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와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후 내전으로 빠져들었으며, 2014년부터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서부를 통치하는 GNA, 하프타르 사령관의 LNA가 통제하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양분돼 대립하고 있다.
양측의 대결은 지난해 4월 하프타르 사령관이 서부에 있는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하면서 격화됐다. 9개월간의 극렬한 내전으로 2천명 이상이 숨지고 수만 명의 난민이 생겼다.
국제사회도 리비아를 놓고 분열된 가운데, 지난 5일에는 GNA를 지지하는 터키가 리비아 파병을 결정하면서 리비아가 외세의 '대리전' 현장이 될 우려도 커졌다.
GNA는 유엔이 인정한 리비아의 합법 정부로 이슬람 단체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인 터키와 카타르의 지지를 받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 등은 하프타르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서방 진영에선 이탈리아가 GNA 쪽을, 프랑스와 러시아는 하프타르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유엔리비아지원단(UNSMIL)은 휴전을 환영하며 내전 당사자들에게 "휴전을 엄격히 따르고 대화에 나서 모든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공간을 만들라"고 촉구했다.
다만 이번 휴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 감독 될지는 불분명한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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