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스타' 페더러, 후원업체 기후변화 논쟁에 휘말려 난처

입력 2020-01-13 12:04   수정 2020-01-13 13:40

'테니스 스타' 페더러, 후원업체 기후변화 논쟁에 휘말려 난처
툰베리도 비판 가세…페더러 "기후변화 위협 매우 심각히 받아들여"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의 후원사인 스위스 거대 금융그룹이 기후변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와중에 페더러에게도 그 불똥이 튀었다.
스위스 출신인 페더러는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과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는 것과 관련,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활동가들의 비판이 고조되자 조심스러운 해명을 내놓았다고 일간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크레디트 스위스와 페더러의 관계를 문제 삼는 트위터 글을 리트윗한 약 700개 계정 가운데는 툰베리의 것도 포함돼 있었다.
툰베리가 리트윗한 글은 "2016년 이래 크레디트 스위스는 새로운 화석 연료 매장층을 찾는 회사들에 570억 달러(약 65조8천600억원)를 제공했다. 이는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는) 행동과 전혀 양립할 수 없다"면서 "페더러는 이걸 홍보하는가"라는 문구를 담고 있다.
이런 내용의 글은 '#로저 이제 깨어나라'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트위터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 글은 주로 학생 신분인 환경활동가 십여명이 2018년 11월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 지사에 난입, 테니스를 친 것과 관련해 2만1천600 스위스프랑(약 2천564만원)에 달하는 벌금 처분을 받자, 이에 항소하는 과정에서 작성됐다.
이들이 당시 이 은행 지사에 무단으로 들어가 테니스를 친 것은 페더러와 크레디트 스위스와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려는 의도에서였다.


이들은 이후 기후 변화에 맞서 긴급행동을 촉구하는 '내부 고발자'로서의 역할 때문에 이처럼 이목을 끄는 행동을 한 것이라면서 벌금 납부를 거부했다. 이들은 지난 7일에는 크레디트 스위스와 페더러를 비판하는 푯말을 들고 스위스 로잔 법원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호주오픈 참석차 멜버른에 체류 중인 페더러는 이에 지난 주말 입장을 밝히는 성명을 냈다.
그는 그러나 이 성명에서 크레디트 스위스와 자신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나는 기후변화의 충격과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여긴다. 특히 가족과 내가 파괴적인 산불사태를 겪고 있는 호주에 도착해서 더욱더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네 아이의 아버지이자 보편적 교육의 열렬한 지지자로서, 난 청년들의 기후변화 운동을 대단히 존중하고 존경한다. 젊은 기후변화 활동가들이 우리 행동을 점검하고 혁신적 해결책을 위해 행동하도록 촉구하는데 고맙게 생각한다"며 "사적 개인이자 운동선수, 기업가로서 책임감을 일깨워 준 데에 대해 감사하며, 후원사들과 중요한 이슈에 대해 대화하는 데 있어 이 특권적 지위를 활용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크레디트 스위스는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협정의 목표에 따라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기후 전략의 맥락에서 더 이상 새로운 석탄발전소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20회) 보유자인 페더러는 오는 15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라파엘 나달, 세리나 윌리엄스 등 남녀 테니스 스타 선수들과 호주 산불피해 돕기 자선경기를 벌일 예정이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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