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부 규탄 집회 사흘째…규모는 축소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정부는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실을 숨기려고 거짓말했다는 비판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연 기자회견에서 "있는 그대로 말하면 여객기 격추와 관련해 거짓말하지 않았다"라며 "거짓말이라는 것은 진실을 의식적, 의도적으로 꾸며내는 일인데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란 정부가 8일 사건 직후 기계적 결함으로 추락했다고 단언했다가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외부에서 제시돼 11일 어쩔수 없이 미사일 격추를 인정한 모양새가 되자 정부와 군부에 대한 이란 국내의 여론이 상당히 악화했다.
이란 국민의 분노는 지도부가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점에 모아진 만큼 이란 정부는 이를 설득하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13일에도 테헤란과 이스파한의 대학교 앞에서 항의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으나 규모는 11, 12일보다 축소되는 흐름이다.
그는 이어 "사고 이튿날인 9일 내가 '미사일 격추 가능성을 배제한다'라고 말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그 시점에서 정부가 접근할 수 있던 정보로는 미사일로 격추됐다는 주장을 부인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10일 저녁까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정부 관리가 미사일 격추 사실을 몰랐다"라며 "10일 저녁께 군 합동참모본부가 조사 결과(격추)를 제공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미사일 격추를 확인하자마자 이를 국민에게 사실 그대로 공개하라고 지시했다"라며 "하지자데 사령관 역시 정직한 자세로 사건의 책임을 인정했다"라고 주장했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대공 사령관은 11일 오전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기계적 결함이 아니라 미사일로 격추돼 추락했다고 시인했다.
앞서 하지자데 사령관은 11일 이를 발표하면서 "8일 여객기가 추락한 뒤 현장을 방문하고 테헤란으로 돌아오니 미사일로 격추됐을지도 모른다는 보고를 받았다"라며 "이후 증거와 정보를 모아 자세히 조사해 격추를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렸던 것이지 은폐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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