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평소보다 14배 면적 책임져…"산불은 뉴노멀, 새 대처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산불이 덮친 호주에서 수천 명의 소방관뿐만 아니라 군 예비인력까지 상시 투입돼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호주에선 지난해 7월 이후 기록적인 이상 기온과 몇 달 간 이어진 가뭄 등으로 산불이 확산하면서 현재까지 1천만 헥타르(10만㎢)의 면적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한 사망자도 최소한 28명에 이른다.
호주 소방당국에 따르면 최악의 산불 현장에는 전국에 걸쳐 최소한 3천700명의 소방관이 상시 활동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뉴사우스웨일스(NSW)와 빅토리아주 지역에 있다.
산불이 심해질 때는 NSW주에서만 소방관 약 2천700명이 화마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NSW주 산불방재청(RFS)에서 일하는 벤 셰퍼드는 자신의 동료들이 평소 30만 헥타르를 책임졌다면 이번 계절에는 화재가 발생한 420만 헥타르에 이르는 면적에서 대처해야 했다고 BBC에 말했다. 이는 평소보다 12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장기간에 걸친 진화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3천명의 육해공군과 예비군이 투입됐다. 이들은 수색과 구조, 산불 정리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도 인력과 장비를 보내 활동을 돕고 있다.
현장 인력은 소방 항공기와 지상 장비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NSW주 RFS는 산불 악화 시 매일 활용할 수 있는 헬기를 포함해 항공기 100대를, 빅토리아주는 항공기 60대 이상을 보유 중이라고 각각 밝혔다.
지상 장비로는 트럭뿐 아니라 불도저, 굴착기가 투입돼 산불 현장에서 잔해를 치우고 방화선을 친다.
NSW주 RFS는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자체 차량 750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스콧 모리슨 총리는 산불에 대한 정부 대응에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 12일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모리슨 총리는 이번 화재가 역대 최악의 재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호주는 과거부터 비슷한 재해를 겪어왔다며 산불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부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모리슨 총리는 앞으로 호주의 탄소 배출량 감소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일 도미니-호위스 시드니대 교수는 이번 호주 산불 위기는 여러 지역에 동시에 영향을 주면서 하나의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일상)이 됐다면서 "재난 대처에 있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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