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장 의자 놓기도 힘들어"…대중교통·물류 마비에 파업 파장 가시화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프랑스에서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연금개편 반대 총파업으로 세계적인 패션행사 '파리패션위크' 주최 측이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파리 등 주요 도시에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이 마비되고 물류·유통난까지 겹치면서 패션쇼 준비에 차질이 빚어지는 데다 런웨이를 취소한 디자이너까지 등장하면서다.
루이뷔통과 크리스티앙 디오르 등이 참가하는 남성복 패션 주간은 14일, 극소수의 고객을 위해 만든 고급 맞춤복을 선보이는 '오트 쿠튀르' 주간은 20일부터각각 시작된다.
그러나 오트 쿠튀르 주간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디자이너 크리스토프 조스는 함께 일하는 라벨 업체가 "협업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혀옴에 따라 불참을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대에 의상을 올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옷을 손봐야 하는 만큼 필요한 천과 소재 등을 관련 업체로부터 빠르게 전달받는 게 필수적인데, 총파업 여파로 배송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면서 작업 공조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파리패션위크를 주관하는 프랑스 패션연합회(FHCM)는 조스 외에 불참을 알려온 다른 디자이너는 아직 알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달 22일 무대에 오르는 프랑크 소르비에 의상실 대변인은 패션쇼장에 의자를 갖다 놓는 일조차 쉽지 않다며 "(총파업이) 전체 유통망에 끔찍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이탈리아 밀라노, 영국 런던과 함께 세계 4대 패션위크로 꼽히는 파리패션위크를 관람하기 위해 파리를 찾는 이들 역시 대중교통 마비로 혼란을 겪을 전망이다.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파리 오트 쿠튀르 쇼는 전 세계에서 수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이며, 한 해에 벌어들이는 수익만 12억유로(약 1조5천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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