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저항 흑색종, 세포 골격 바꾸는 약점 찾았다"

입력 2020-01-14 16:46  

"항암제 저항 흑색종, 세포 골격 바꾸는 약점 찾았다"
영국 런던퀸메리대 연구진, '캔서 셀'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피부암의 일종인 악성 흑색종 세포가 항암 치료에 저항할 때는 세포 골격(cytoskeleton)을 스스로 바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결과는, 항암 치료가 잘 듣지 않는 피부암과 다른 유형의 암 치료에 새로운 접근로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체의 모든 세포에는 세포 골격이 있다. 막으로 싸인 핵을 가진 진핵세포의 세포 골격은, 미세소관과 필라멘트가 복잡하게 얽힌 네트워크 구조를 형성하며, 세포질 전체에 분포한다.
영국 런던퀸메리 대학교 과학자들은 관련 논문을 13일(현지시간) 저널 '캔서 셀(Cancer Cell)'에 발표했다.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올라온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흑색종 세포는 두 가지 종류의 세포 골격 단백질의 활성도를 높임으로써 특정 돌연변이 유전자를 겨냥한 면역치료와 항암제에 대한 반응을 중단한다.
이때 면역치료의 치료 표적은 MARK 경로의 B-RAF 또는 N-Ras 돌연변이이고, 관련된 세포 골격 단백질은 ROCK와 미오신 Ⅱ이다. 모두 18종의 미오신 단백질 가운데 미오신 Ⅱ는 근육 수축과 세포질 분열에 관여한다.
연구팀은 이들 단백질이 암세포의 생존과 약물 저항에 핵심적 작용을 한다는 걸 발견했다.
이전에 이들 단백질은 종양의 전이 과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흑색종 면역치료 등의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건 새로이 밝혀진 것이다.
이 사실은 흑색종의 전이와 항암 치료 저항이 밀접히 연관됐다는 걸 시사한다. 암이 어느 정도 공격적인지를 결정하는 데 세포 골격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걸 뒷받침하기도 한다.
악성 흑색종은 환자 맞춤형 면역치료가 가장 많이 쓰이는 암이지만, 약물 저항 때문에 환자의 생존율은 매우 낮다. 영국에서는 매년 약 1만6천명이 흑생종 진단을 받고, 2천300여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쥐 실험 결과, ROCK-미오신 Ⅱ 경로를 차단하면 흑색종 세포의 성장을 억제할 뿐 아니라, 종양 세포를 죽이지 못하는 대식세포와 조절 T세포도 공격할 수 있었다. 이런 작용은 결국 암에 맞서는 면역력의 강화로 이어졌다.
논문의 제1 저자인 빅토리아 산츠-모레노 암·세포 생물학 교수는 "암세포가 세포 골격을 바꾸는 똑같은 메커니즘을 이용해, 상이한 치료제를 회피하는 걸 보고 놀랐다"라면서 "하지만 ROCK-미오신 Ⅱ 경로 의존성은 이런 암의 약점이다. 현재 쓰이는 흑색종 치료법과 ROCK-미오신 Ⅱ 억제제를 함께 쓰면 효과적이라는 게 생쥐 실험에서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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