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악의 동성 강간범 판결 후폭풍…인니 성소수자 박해 우려

입력 2020-01-15 12:00   수정 2020-01-15 12:28

영국 최악의 동성 강간범 판결 후폭풍…인니 성소수자 박해 우려
인니 드폭시장, 성소수자 집합·거주 장소 단속 지시…"확산 막아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영국에서 인도네시아인 유학생이 역대 최악의 동성 성폭행 사건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뒤 인도네시아의 성 소수자들에게 후폭풍이 불어닥쳤다.



15일 B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바섬 드폭시 모하맛 이드리스 시장은 최근 "성 소수자(LGBT) 그룹이 모이거나 사는 장소를 급습하기 위해 공공질서 담당자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성명을 냈다.
또, 주민들에게 LGBT 집단 정보가 있으면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드리스 시장이 성 소수자 단속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인도네시아인 유학생 레이나드 시나가(36) 지난 6일 영국 맨체스터 형사법원에서 동성 강간 136회, 강간미수 8회 등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직후다.
시나가는 유학 전 드폭시에서 부모와 함께 살았다.
시나가는 2015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영국 맨체스터 클럽과 술집 등에서 만난 남성 48명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정신을 잃게 하는 약을 몰래 먹여 성폭행하거나 시도하고,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로 재판받았다.



이드리스 시장은 "성 소수자들이 모이는 몰과 하숙집, 아파트를 급습하려는 것은 이러한 모임이 확산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며 "성 소수자 집단이 확인되면 그들이 집단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성애 등 성 소수자들의 행동이 '바이러스'처럼 지역에 확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 관습법(샤리아)이 유일하게 적용되는 수마트라섬 아체주는 동성애 적발 시 공개 태형에 처한다. 하지만, 나머지 지역에서는 동성애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인구의 87%가 이슬람 신자이다 보니 종교적으로 동성애가 금기시되고, 이슬람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동성애를 법으로 전면 금지하자는 요구가 계속됐다.



이드리스 시장의 단속 계획이 발표되면서 성 소수자 단체와 인권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LGBT 활동가인 헨드리 율리우스는 "성 소수자가 그들의 성적 성향만으로 차별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 지방정부는 그들의 사적 문제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며 "드폭시가 하숙집이나 아파트를 단속하는 것은 성 소수자에 대한 박해"라고 말했다.
이어 "가령 남자 두 명이 한 방을 사용한다고 했을 때, 그들은 친구일 수도 있고 형제일 수도 있다"며 "같은 공간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동성애자로 간주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활동가인 리니 줄리아는 "시나가 사건 후 성 소수자 사회가 위기를 겪고 있다"며 "언론은 성폭행 사건 자체보다 시나가의 성적 성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치 게이가 되는 것이 시나가처럼 되는 양 비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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