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빈곤 퇴치' 구호 속 '생활보조금 월 5만원' 받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가난으로 인한 영양실조에 시달리다가 결국 사망한 24살 여대생의 죽음이 중국 전역에 슬픔과 분노를 불러오고 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1995년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하나인 구이저우(貴州)성에서 태어난 우화옌 씨는 4살 때 어머니를 여윈 후 정신질환을 앓는 남동생, 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많지 않은 수입의 상당 부분은 동생의 치료비로 쓰였고, 병이 생겼지만 돈이 없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아버지도 우 씨가 18살 때 세상을 떠났다.
전문대학에 진학한 우 씨는 대학에서 연 7천 위안(약 12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지만, 학비와 생활비 등을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아픈 동생까지 있었지만, 정부에서 나오는 생활 보조금은 고작 월 300위안(약 5만원)에 불과했다.
동생의 치료비까지 감당해야 했던 우 씨는 생활비를 아끼느라 지난 5년 동안 매일 절인 고추 하나만을 반찬으로 삼았다고 한다.
결국 우 씨는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렸고, 지난해 10월에는 걷고 숨 쉬는 것조차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우 씨는 심장과 콩팥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치료할 돈은 없었다.
당시 우 씨의 키는 135㎝, 몸무게는 22㎏에 불과했다.
이러한 우 씨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자 온정의 손길이 쏟아졌고, 100만 위안(약 1억7천만원)에 달하는 돈이 모였다.
우 씨는 "할머니와 아버지 모두 치료비가 없어 세상을 떠났지만, 나는 가난 때문에 죽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 씨의 병세는 갈수록 악화했고, 결국 지난 13일 세상을 떠났다.
우 씨의 죽음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의 현실에 대해 통탄하면서 슬픔과 분노를 쏟아냈다.
지난 2012년 말 집권한 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빈곤 퇴치를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했으며, 올해까지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놨다.
하지만 구이저우성에만 절대 빈곤층이 15만 명에 이르는 등 시 주석의 '샤오캉 사회' 실현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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