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우크라 스캔들' 연루 사업가 조사…파장 커지나

입력 2020-01-17 10:03  

FBI, '우크라 스캔들' 연루 사업가 조사…파장 커지나
줄리아니 측근 파르나스와 하이드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공개돼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사 감시 정보 담겨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상원 탄핵심판이 시작된 16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이 '우크라이나 스캔들'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사업가의 집과 사업체를 전격 조사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이 탄핵소추안을 부결시킬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지만, 수사당국의 조사는 진행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CNN방송은 이날 오전 일찍 FBI 수사관들이 코네티컷주 위토그에 있는 사업가 로버트 하이드의 집을 찾은 모습이 자사 취재진에 의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후 수사관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수사관들이 하이드의 집을 조사한 이후 근처에 있는 하이드의 사업체도 찾았다고 전했다.
조경 회사를 경영하며 코네티컷주 공화당 하원의원 후보로 뛰고 있는 하이드는 이번 주 우크라이나 스캔들 연루자로 새롭게 등장했다.
지난 14일 민주당은 플로리다 출신 사업가 레프 파르나스의 스마트폰 메시지를 공개했다. 파르나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자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루디 줄리아니의 측근이다.
공개된 문자 메시지에서 하이드는 파르나스에게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마리 요바노비치의 위치와 휴대전화 사용 정보를 알려줬다.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이드는 파르나스에게 "그녀는 세 사람과 이야기했다. 전화기와 컴퓨터는 꺼져있다", "그녀는 철저한 감시 아래 있다. 우리가 내부에 사람을 심어뒀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등의 문자를 보냈다.
이에 파르나스는 글자로 웃는 모습을 형상화한 "lol"을 답으로 보냈다.
CNN은 "문자 메시지는 하이드가 요바노비치 대사를 감시하고 축출하려는 노력에 연루됐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이어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FBI는 하이드가 요바노비치와 관련해 한 역할과, 그와 파르나스와의 관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FBI는 하이드가 현재 어디에 있으며, 왜 그를 조사하려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하이드는 FBI 조사가 있기 전날 요바노비치 대사를 감시했냐는 CNN의 질문에 "전혀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는 파르나스의 주장에 대해 "나는 그저 우리가 장난을 친다고 생각했다"며 "그(파르나스)가 그렇게 진지한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자신은 우크라이나에 가본 적이 없으며, 요바노비치 대사가 감시를 받는 것처럼 보이는 문자 메시지 내용은 농담처럼 꾸며낸 이야기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물론 우크라이나도 수사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요바노비치가 지난해 중반 해임되기 전 불법적인 감시를 받았을 가능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요바노비치 전 대사와 관련한 언론 보도처럼 제3자에 의한 요바노비치 대사 불법 감시가 사실이라면 주재국의 외국 외교관 권리 보호를 규정한 빈 협정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수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내무부는 "우리의 목표는 실제로 우크라이나법과 국제법 위반이 있었는지, 혹은 그것(언론 보도 내용)이 2명의 미국인 (사업가) 사이의 비공식 대화에서 나타난 허세나 가짜 정보인지를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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