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총리 사의…'대통령 경제개념 유치' 녹음파일 유포 파장(종합)

입력 2020-01-1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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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총리 사의…'대통령 경제개념 유치' 녹음파일 유포 파장(종합)
곤차룩 총리…"대통령 경제 이해 유치한 수준" 발언 유포되자 사의
"대통령에 대한 존경 의심 불식시키려"…젤렌스키, 녹음 가담자 색출 지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알렉세이 곤차룩 우크라이나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인테르팍스·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곤차룩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에 대한 우리의 존경과 믿음에 대한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사직서를 작성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곤차룩은 자진 사퇴 의사 표명이 최근 현지 인터넷에 유포된, 자신과 자신의 팀을 헐뜯는 악성 녹음 파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며칠 동안 여러분들은 인터넷에 유포된 파일들을 둘러싼 사건의 증인이 됐다. 이는 정부 내 회의 내용 녹음들을 조작한 것이다"라면서 "그 내용은 나와 내 팀이 우리 정치 지도자인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을 인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금융 흐름에 접근하려 애쓰는 많은 이익 그룹들에 그렇게 보이는 것(곤차룩이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의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해 취임했으며 대통령은 내게 솔직함과 성실성의 본보기였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도 이날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곤차룩 총리가 제출한 사직서를 받았다"고 확인하면서 "대통령은 이를 검토해 자신의 결정을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보실은 뒤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2주일 안에 정부 인사들의 회의 대화 녹음에 간여한 자들을 색출하라고 사법기관에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젤렌스키는 동시에 앞으로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면서 "모든 수준의 국가기관에서 허가되지 않은 대화 청취나 녹취가 있어서는 안되며, 이는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보실은 그러나 대통령이 곤차룩 총리의 거취에 대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우크라이나 현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몇 명의 정부 인사가 대통령에 대한 경제 정책 보고서에 대해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이 유포됐다.
이 파일에는 곤차룩 총리와 목소리가 비슷한 한 인사가 다른 참석자들에게 왜 우크라이나 통화인 흐리브나가 강세인지, 이것이 국가 예산에 어떻게 반영될지 등을 대통령에게 설명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파일에는 또 같은 인사가 '나도 경제에 문외한이지만 대통령은 경제에 대해 아주 유치한 수준의 이해밖에 없다'고 말한 내용도 담겨 파문을 일으켰다.
녹음 파일에서 소개된 문제의 회의는 지난해 12월 16일 열렸으며 이 회의에는 곤차룩 총리 외에 우크라이나 중앙은행 부총재와 재무장관, 대통령실 부실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곤차룩 총리는 녹음 파일이 공개된 뒤 "대통령 팀과 정부에 반대하는 많은 사람이 우리가 아무런 성공도 거두지 못하길 바라고 있다"면서 파일이 대통령과 자신을 이간질하기 위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부총리 고문을 지낸 곤차룩은 지난해 6월부터 젤렌스키 대통령실 부실장을 맡아오다 8월에 총리로 임명됐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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