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진압 경찰관 '반정부 레넌벽' 만들려다 체포돼

입력 2020-01-18 11:08  

홍콩 시위진압 경찰관 '반정부 레넌벽' 만들려다 체포돼
경찰관 반정부 활동 연루 첫 체포 사례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홍콩의 한 경찰관이 정부에 항의 메시지를 표출하는 '레넌 벽'을 만들려다가 체포됐다.
홍콩의 현직 경찰관이 반정부 활동에 연루돼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전날 오전 3시께 튄문 거리에서 '레넌 벽'을 세우려던 시민 8명을 체포했다.
이들 중에는 캐슬 픽 경찰서에 소속된 폭동 진압 경찰관 1명도 포함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포스터와 전동 드릴 등 도구를 발견하고 이들을 재물 손괴 혐의로 체포했다.
'레넌 벽'은 1980년대 체코 공산정권 시기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프라하의 벽에 비틀스 멤버인 존 레넌의 노래 가사와 구호 등을 적어 저항의 상징으로 만든 것에서 유래했다.
작년 6월부터 홍콩에서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대규모로 일어난 이후 홍콩 시민들은 도시 곳곳에 '레넌 벽'을 만들었고 이에 따라 '레넌 벽'은 현재 홍콩 시위의 대표적 상징물이 됐다.
홍콩 경찰은 체포된 경찰관을 정직 처분하고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대변인은 "불법 활동을 저지르는 경찰관을 엄중하게 다룰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정부 시위가 길어지는 가운데 홍콩에서는 경찰관 외에도 적지 않은 공무원들이 시위 활동에 참여했다가 체포돼 불이익을 받았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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