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출국한 과이도, 콜롬비아 시작으로 유럽 등 방문·다보스 갈 수도
마두로, WP 인터뷰서 "김정은에 손 내밀면서 내겐 그러지 않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콜롬비아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미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미국에 대화를 손짓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임시 대통령' 과이도만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은 과이도 측근 등을 인용해 이날 콜롬비아 보고타에 도착한 과이도 의장이 20일 폼페이오 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해 1월 과이도 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이후 마두로 대신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수반으로 인정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과 과이도 의장은 보고타에서 열리는 대테러 콘퍼런스에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과이도 의장은 이에 앞서 이날 오후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 만난다. 두케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 대통령 과이도의 콜롬비아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과이도 의장이 베네수엘라를 떠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마두로 정권은 지난해 1월 과이도 의장의 출국을 금지했고, 이를 어기고 과이도 의장이 2월 남미 순방을 떠났을 땐 귀국 즉시 체포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여전히 출국 금지 상태인 과이도 의장이 이번에 어떻게 보고타에 도착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과이도 의장은 콜롬비아를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도 방문할 수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그가 오는 21∼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다보스포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둘의 첫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폼페이오 장관과 과이도 의장의 만남 소식은 마두로 대통령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직접 협상을 제안한 가운데 전해졌다.
마두로는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아무리 크더라도 양국 정부가 서로 존중하고, 대화와 진정한 정보 교환을 한다면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존중과 대화의 관계는 '윈-윈' 상황을 가져올 수 있다. 대립하는 관계라면 (양쪽이 모두 잃는) '루즈-루즈'(lose-lose) 상황이 된다. 그것이 공식"이라고 덧붙였다.
마두로는 인터뷰에서 미국 정책 담당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호도하고 있다고 거듭 말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는 손을 내밀면서 자신에겐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 2월 이후 미국 주요 매체와 가진 첫 인터뷰다.
당시 그는 미국 스페인어 지상파 방송 유니비시온과 인터뷰를 하던 도중 앵커가 불편한 질문을 하자 취재진을 억류했다가 모두 추방한 바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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