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장외공방'…"탄핵사안 못 돼 vs 증인 부르자"

입력 2020-01-20 04:35  

트럼프 탄핵 '장외공방'…"탄핵사안 못 돼 vs 증인 부르자"
변호인단 "헌법기준 충족 못 한다"·공화 "탄핵소추안 혐의 부실"
민주 "부조리한 주장…잘못없다면 증인 더 불러야"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상원 탄핵심판이 시작된 가운데 공세를 펼치는 민주당과 트럼프 엄호에 나선 변호인단, 공화당이 19일(현지시간) 열띤 '장외공방'을 벌였다.
이날 시사방송에 출연한 트럼프 변호인들은 대통령이 탄핵당하려면 중범죄 등을 저질러야 하는데 민주당의 권력남용 주장은 정치적이며 헌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탄핵이 가능하다며 공정한 재판을 촉구했다.
상원은 16일 민주당이 주도한 하원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소추안을 넘겨받아 탄핵심판 절차를 시작했다.
'검사' 역할인 소추위원들의 탄핵안 낭독과 '재판장'인 대법원장, '배심원'인 상원의원들의 선서가 끝났고 21일부터 심리에 들어간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탄핵 심리는 소추위원과 변호인이 각각 주장을 펼친 뒤 의원들이 쟁점을 질문하는 형태로 진행되며 증인 신문이 이어질 전망이다. 상원은 탄핵심판 규칙을 21일 표결에 부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CNN은 전했다.
변호인단에 합류한 저명 형사사건 변호사 앨런 더쇼위츠 전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 ABC 방송 '디스위크'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탄핵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에 탄핵 사유로 반역죄, 뇌물죄 또는 그 밖의 중대한 범죄 및 경범죄가 명시돼 있다면서 이는 "중범죄와 경범죄가 반역·뇌물죄와 비슷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하며 민주당이 적용한 혐의는 "정치적 성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이 대통령 각료임면권과 관련한 의회와의 다툼으로 탄핵심판에 회부된 앤드루 존슨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이 탄핵당하려면 범죄의 증거가 필요하다"며 반대한 벤자민 커티스 전 대법관의 주장과 같다며 이는 "강력한 것"이라고 했다.
존슨 전 대통령은 1868년 중범죄 및 경범죄 혐의로 하원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상원에서 무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인 로버트 레이 전 특별검사도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 나와 "탄핵의 핵심 변수는 반역·뇌물죄와 같은 중범죄 및 경범죄를 저질렀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도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탄핵소추안의 권력남용 혐의는 너무 형편없이 정의돼 있다"며 탄핵 사유가 못 된다고 주장했다.


소추위원단을 이끄는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ABC 인터뷰에서 더쇼위츠의 주장에 대해 "부조리한 입장"이라며 이는 주류적 견해에서 너무 멀리 벗어난다고 반박했다.
그는 더쇼위츠를 향해 "헌법학자의 영역을 떠나 형사사건 변호인으로 가야 했다"며 대통령 변호인들이 사실을 반박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논쟁하는 대신 직권남용 혐의로는 탄핵당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편다고 지적했다.
소추위원인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나와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인은 부르지 않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등을 증인으로 부르려는 것은 대통령의 잘못을 감추려는 "은폐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내들러는 "증인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모든 논쟁은 상원이 공정한 재판을 원하는지 아니면 대통령을 위한 은폐의 일부인지에 대한 의문"이라며 증인 '물타기'시도를 견제했다.
민주당 딕 더빈 상원 원내총무는 NBC '밋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역사가 공정한 탄핵심판에 동의하지 않는 상원의원들을 심판할 것"이라며 공정한 재판을 위해 추가 증인과 더 많은 증거 서류가 필요하다고 했다.
소추위원인 민주당 제이슨 크로 하원의원도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가 완벽했고 잘못이 없다고 하는 만큼 "그 점을 확인할 위치에 있는 증인들을 부르자"고 말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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