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부 야당 지지자 겨냥해 "치료는 다른 병원 알아봐라" 막말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극단주의적 왕당파이자 병원을 운영하는 태국의 군 장성이 정치이념이 다르면 같이 일할 수 없다면서, 직원 채용 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내용 제출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거세다.
20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온라인 매체 카오솟 등에 따르면 몽꿋와타나 종합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리엔통 난나 소장은 지난 14일 온라인을 통해 군주제와 군부 등 기득권층에 대해 자신과 생각이 같은 사람만을 채용하겠다고 공표했다.
리엔통 소장은 "오늘부터 우리 병원에서 일하고자 하는 이들은 구직 신청시 페이스북, 트위터 그리고 다른 소셜미디어에 올린 내용을 제출해야 한다"면서 "이념이 나와 다른 사람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정치적 관점이 다른 이들을 고용하는 것은 은혜를 모르는 기생충들이 내 병원을 숙주로 삼게 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함께 납품 및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도 군주제를 모욕하거나 국가에 대해 불순한 의도를 가진 이들과는 거래하지 않겠다며 똑같이 소셜미디어를 들여다보겠다고 선언했다.
리엔통은 한발 더 나아가 군부 집권에 강하게 반대해 온 퓨처포워드당(FFP) 지지자들을 겨냥, 자신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생각을 하지 말라고까지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지난 주말 방콕 시내 룸피니 공원에서 열린 쁘라윳 짠오차 총리 지지 집회에도 참석, FFP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방망이로 때려 부수는 퍼포먼스를 펼쳐 진보진영으로부터 폭력 시위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리엔통은 가족 소유의 병원을 운영하는 것 외에도 극단주의적 왕당파들의 단체를 설립해 국왕 일가를 모욕했다고 판단한 이들의 신상털기에 나선 뒤 사법 조치를 촉구하는 활동도 벌여왔다고 카오솟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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