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구조책임자 "실종자 매몰 추정지점 2곳 확보…생존 가능해"

입력 2020-01-20 23:51   수정 2020-01-21 10:45

네팔 구조책임자 "실종자 매몰 추정지점 2곳 확보…생존 가능해"
현지 경찰서장 "눈 녹는데 한 달 이상 걸릴 듯…수색 지원 아끼지 않을 것"



(포카라[네팔]=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로 실종된 한국인 교사 4명 수색 작업을 지휘하는 현지 책임자가 실종자 매몰 추정 지점 두 곳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네팔 간다키 프라데시주(州) 카스키 군(district)의 D.B. 카르키 경찰서장은 20일 오후 안나푸르나 인근 포카라에 마련된 한국 현장지휘본부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카스키 군은 이번 눈사태가 발생한 데우랄리 지역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카르키 서장은 현재 구조 지원 상황의 총 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
네팔 구조책임자 "실종자 매몰 추정지점 2곳 확보했다" / 연합뉴스 (Yonhapnews)
그는 "탐지 장비를 동원해 현장을 수색한 결과 두 곳에서 신호가 감지돼 빨간색 표지를 남겼다"며 "이 탐지기는 실종자 몸의 장비를 감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산악인 엄홍길 대장도 "19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구조대 헬리콥터가 금속 탐지 장비를 활용해 수색 작업을 하던 도중 신호가 감지됐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카르키 서장은 "실종자의 생존 여부는 두고 봐야겠지만 살아계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며 "생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눈사태로 인해 협곡 아래에 쌓인 눈이 녹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르키 서장은 "눈사태가 일어났을 때 계곡 한 방향으로는 눈이 많이 쌓였고 다른 한쪽은 적게 쌓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 포함 실종자 7명 가운데 6명은 눈이 많이 쌓인 쪽에 있고 나머지 한 명은 적은 곳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했다.
구조당국은 6명이 매몰된 것으로 보이는 지점에 수색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카르키 서장은 "전문가와 현지 주민은 눈이 적게 쌓인 쪽의 경우 1∼2주면 녹아 실종자가 발견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6명이 갇힌 것으로 여겨지는 쪽은 눈이 녹는 데에 햇볕이 매일 잘 들 경우 한 달 또는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경우에 대한 예상과 관련해서는 "우리도 날씨가 걱정"이라며 "갑작스레 변덕을 부리면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눈 녹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르키 서장에 따르면 사고 현장은 눈이 녹아서 빠져나갈 길이 별로 없는 지역이다. 날씨가 좋아지지 않으면 얼음이 계속 그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지금도 사고 난 지역이 안전하지 않으며 계속해서 눈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며 "당장 21일부터 날씨가 안 좋아진다는 예보가 들어온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한 명이 매몰된 것으로 보이는 지점도 눈은 적지만 실종자를 쉽게 꺼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협곡에 눈이 쌓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고 현장에서는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류품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카르키 서장은 "19일 수색 도중 수색팀이 현장에서 40m 떨어진 곳에서 빨간색 비닐봉지를 발견했고 이보다 가까운 지역에서는 노란색으로 보이는 물품도 봤다"고 말했다.
그는 네팔 중앙정부, 중앙경찰청, 내무부, 외교부, 주 정부 등 여러 정부 기관이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르키 서장은 "구조가 시급하다는 점을 네팔 정부도 잘 알고 있다"며 "네팔 정부는 할 수 있는 것은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좋은 날씨가 이어진다면 현장에 주민 등 많은 인력을 동원할 것"이라며 "경찰은 공항에서 대기 중이며 군인 및 기술 인력도 준비됐고 무장 경찰 투입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은 지난 17일 오전 안나푸르나 데우랄리(해발 3천230m)에서 하산하던 중 네팔인 가이드 2명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다른 그룹 소속 네팔인 가이드 1명도 함께 실종됐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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