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리비아 원유 수출 재개돼야"…동부 군벌의 항구봉쇄 겨냥

입력 2020-01-22 00:46  

미국 "리비아 원유 수출 재개돼야"…동부 군벌의 항구봉쇄 겨냥
트리폴리 주재 미국대사관 "리비아의 인도주의적 사태 악화 위험"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미국 정부는 21일(현지시간) 리비아 국영석유회사(NOC)의 원유 수출이 재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주재하는 미국대사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NOC의 작업 중단은 리비아의 인도주의적 비상사태를 악화할 위험이 있다"며 "리비아 국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NOC의 작업은 즉시 재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언급은 리비아 동부 군벌인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사령관 측의 원유 수출항 봉쇄를 염두에 둔 것이다.
하프타르 사령관을 지지하는 무장조직은 최근 터키의 리비아 파병에 반발해 지난 17일 리비아의 주요 원유 수출항을 차단했다.
NOC에 따르면 하프타르 측의 원유 수출항 봉쇄로 리비아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13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절반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트리폴리를 통치하는 리비아통합정부(GNA)의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는 20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원유 수출항 봉쇄에 대해 "이것이 계속된다면 재앙적 상황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른 국가들이 하프타르 사령관에게 원유 수출항 봉쇄를 풀라고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OC가 원유와 가스 수출로 번 돈은 리비아중앙은행을 통해 GNA에 많이 들어가고 있다.
하프타르 사령관 측은 그동안 동부 유전지대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NOC 거치지 않고 수출하는 방안을 모색했지만, 유엔(UN)의 금지 조치 등에 막혔다.
유엔은 GNA를 리비아의 합법정부로 인정하고 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2014년부터 서부를 통치하는 GNA와 하프타르 사령관이 이끄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양분됐다.
지난해 4월 하프타르 사령관이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에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한 뒤 내전이 격화됐다.
9개월 동안 전투가 이어지다가 GNA와 LNA는 러시아, 터키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 12일부터 휴전을 개시했다.
독일, 러시아, 터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10여개국 지도자들은 지난 19일 베를린에서 회담하고 리비아에 대한 유엔의 무기수출 금지 준수, 리비아의 휴전 지원 등에 합의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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