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일부 국가만 회의 초대되자 바베이도스 등 보이콧 선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일부 카리브해 국가들이 자메이카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만남을 '보이콧'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EFE통신 등에 따르면 중남미를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자메이카에 도착해 카리브해 정상들과 함께 무역과 안보, 베네수엘라 위기 등을 논의한다.
그러나 카리브해 국가들의 협의체인 카리브공동체(CARICOM·카리콤) 회원국 15개국이 모두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러 자메이카로 가진 않는다.
카리콤의 현 의장인 미아 모틀리 바베이도스 국무총리는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하고 바베이도스측 대표단도 보내지 않겠다고 했다.
이 회의에 카리콤 회원국 모두가 초대되지는 않았다는 것에 대한 항의였다.
모틀리 총리는 "의장으로서 회원국이 초대받지 못한 회의에 외교장관을 보낼 수 없다"며 일부 국가들만 초대한 것은 "지역을 갈라놓으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도 뜻을 같이했다.
키스 롤리 트리니다드토바고 총리는 전날 "트리니다드토바고 정부와 국민은 모틀리 총리의 뜻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카리브해 국가들의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자메이카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라나다와 앤티가 바부다도 불참을 선언했다고 EFE통신은 전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동에는 자메이카, 바하마, 벨리즈, 도미니카공화국, 아이티,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등 7개국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부분 작은 섬나라인 카리브해 국가들은 미국 정부와의 관계를 놓고 최근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지난해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메이카와 바하마, 도미니카공화국, 아이티, 세인트루시아까지 5개국 정상들만 따로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개인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 초대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은 이들 국가에 대한 투자를 약속했다.
마러라고 방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 국가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지도자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인정하는 카리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른 것이었다.
모틀리 총리는 "카리콤의 기본 임무 중 하나는 작은 개별 국가가 아니라 단합된 15개국 전체로서 강대국을 상대하는 것"이라며 "항상 우리는 단합과 공동 행동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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