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미얀마 등 7개국 거론…미국 협력 파트너도 포함
대선 앞두고 지지층 규합 노리고 논란 자처 해석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이슬람 국가를 포함해 7개국을 입국금지 대상에 추가하려는 정책을 둘러싸고 또다시 반(反) 이민 정책 논란이 불붙을 조짐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현재 검토 중인 대상 국가는 벨라루스, 미얀마, 에리트레아, 키르키즈스탄, 나이지리아, 수단, 탄자니아 등 7개국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7일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들 국가가 미국 여행에 대해 전면적인 금지를 받진 않지만 사업이나 방문 비자와 같은 특정한 유형의 비자가 제한될 수 있다고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다만 이들 국가의 경우 입국 금지와 함께 미국으로의 이민 제한도 가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입국금지 국가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예상되는 27일은 대통령직 취임 직후 7개 이슬람국가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꼭 3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미국 잠입을 차단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거센 반발에 직면했고 이후 법원의 소송 과정을 거쳐 두 차례나 수정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현재 북한을 비롯해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시리아, 예멘, 베네수엘라가 입국금지 국가 명단에 올라 있고, 차드는 대상 국가에서 삭제된 상태다.
더욱이 일부 국가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을 돕고 있거나 미국이 전략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나라여서 외교적으로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미국의 반테러리즘 파트너로, 미국 내에 대규모 난민 거주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나이지리아인이 미국에 온다면 결코 그들의 오두막집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미얀마의 경우 미국이 지난 10년간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 국가로서, 로힝야족 학살로 마찰이 있지만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도록 설득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벨라루스는 러시아 영향권에서 탈피하도록 미국이 노력하는 나라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몇 주 전 방문 계획을 세웠다 이란과 긴장 고조로 일정을 취소했다.
수단은 미국과 관계가 나빴지만 새로운 국가 지도부가 들어선 뒤 미국과 관계 개선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하면 이번에도 상당한 논란이 불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규합하기 위해 논쟁적 사안을 꺼내 들었다는 시각도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대선의 해 출발점에서 가장 논쟁적인 정책을 확대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 기반을 활성화하고 2016년 자신을 백악관으로 입성시킨 고립주의에 더 전념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