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기오염 악화에 비판 여론 커져…총리는 '시민 탓'

입력 2020-01-22 12:13  

태국 대기오염 악화에 비판 여론 커져…총리는 '시민 탓'
방콕 시내 437개교 오늘 휴교…총리 "대기 오염, 대중 책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최근 방콕 등 태국 전역의 대기오염이 다시 심해지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방콕시는 이날 시내 437개 학교를 대상으로 휴교령을 내렸다.
이달 초부터 계속해서 대기 질이 악화하자 내린 조치다.
전날 한때 방콕은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분석 데이터 업체 '에어비주얼'(AirVisual)의 대기오염 수치에서 전 세계 대도시 중 대기 질이 9번째로 좋지 않았다.
방콕시는 이날 산하 공무원 2만명의 출근 시간을 오전 8시에 오전 10시로 두 시간 늦췄다.
러시아워 시각의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조처다.
그러나 휴교령이나 출근 시간 늦추기는 매년 되풀이되는 '땜질식 해법'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한 학부모는 일간 방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공기가 계속 안 좋으면 학교를 계속 쉴 건가. 그럼 일하러 가야 하는 학부모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면서 정부가 장기적 차원에서 근본적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명인사들도 SNS에 관련 게시물을 올리면서 정부를 직·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유명 가수인 리디아 사룬랏은 최근 인스타그램에 핏발이 선 눈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
리디아는 방콕에서 오토바이를 15분간 타고 나자 눈이 이렇게 됐다면서 "적절한 마스크를 썼지만, 도움이 안 됐다"고 적었다.
2014년 미스 타일랜드로 뽑혔던 메야 논타완도 SNS에 해외여행에서 방콕에 돌아오자마자 이틀 뒤 병원을 찾아야만 했다고 썼다.
래퍼인 아피싯 오빠사이밀리낏은 페이스북에서 "왜 아무도 걱정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라며 "대기오염이 일 년 중 이맘때 왔다가 없어지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이 중요한 시기에 어떤 행동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적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쁘라윳 총리는 지난 20일 남부 나라티왓주에서 가진 이동 내각회의에서 언론에 "초미세먼지(PM -2.5) 문제는 대중에 책임이 있고 범인이기도 하다"면서 "오염을 일으킨다고 해서 이들을 모두 처벌하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전날에는 초미세먼지가 태국 정부가 정한 안전 수준인 50㎍/㎥의 두배인 100㎍/㎥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해당 지역만 개인 차량의 운행을 금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쁘라윳 총리는 "이 경우, 공공 교통수단만 운행이 가능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쁘라윳 총리가 "이런 게 우리가 원하는 것인가. 정말로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나"라고 언급한 만큼, 실제 적용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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