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처리 논의 마무리 국면…안전성 우려 자초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방사성 물질 대량 유출 사고를 일으킨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를 보관하는 탱크에 정체불명의 침전물이 쌓여 있지만, 당국이 이에 관해 제대로 된 논의를 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교도통신의 보도에 의하면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를 보관하는 탱크 중 일부의 바닥에 진흙과 비슷한 상태의 침전물이 쌓여 있는 것이 작년 여름에 확인됐으나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은 이를 오염수 처리 방식을 논의하는 일본 정부 소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았다.
침전물은 정화 도중의 오염수를 '다핵종(多核種)제거설비'(ALPS)로 처리하기 전에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탱크 바닥에서 작년 3월 처음 발견됐다.
오염수 이송을 반복하면서 탱크를 계속 사용하는 동안 침전물이 퇴적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일부 탱크는 ALPS로 처리한 오염수를 보관하는 탱크로 다시 사용되기도 했다.
ALPS로 처리한 오염수를 보관하는 탱크 약 900개 중에 적어도 36개가 재사용됐으며 잔류 오염수의 영향으로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높은 경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교도는 전했다.
탱크 중 1개는 작년 8∼9월 카메라가 달린 로봇을 투입해 조사한 결과 황색으로 흐려진 침전물이 바닥을 덮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침전물에 방사성 물질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도쿄전력은 침전물이 오염수 정화 과정에서 투입한 약제로 인해 생긴 금속화합물의 일종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ALPS로 처리한 오염수를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에 관한 당국의 논의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성분이 규명되지 않은 침전물에 관해서 제대로 논의하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이런 대응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에 임하는 도쿄전력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오염수 처리의 안전성에 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도쿄전력은 "침전물 발생은 기자회견에서 공표했다"며 ALPS로 처리한 오염수를 처분할 때 방사성 물질이 기준을 넘지 않도록 다시 정화할 것이며 침전물도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