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日노선·항공화물 회복 기대"…'우한폐렴' 확산 방지 총력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한 가운데 항공업계는 3분기에 이어 또다시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며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돌 전망이다.
항공업계는 작년 '보이콧 저팬' 등 대내외 악재로 고군분투한 데 이어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 추세인 '우한 폐렴'이 올해 새로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은 2월 둘째 주에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다음 달 12일, 제주항공[089590]은 다음 달 11일 각각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진에어[272450]의 실적은 다음 달 초·중순에 나올 예정이다. 티웨이항공[091810]은 설 연휴가 끝난 뒤인 이달 말 실적을 발표한다.
작년 4분기 항공업계의 실적은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불매운동의 여파가 이어진 데다 항공 화물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며 모두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항공업계의 성수기로 분류되는 작년 3분기에도 실적을 발표한 2개 대형항공사(FSC)와 4개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곳은 대한항공이 유일했다. 그나마 대한항공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70.0% 감소한 수준이었다.
실제로 작년 4분기 전국 공항의 국제선 수송량은 2천20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동남아가 전년 동기 17.7% 증가하고 중국(14.6%), 미주(7.2%), 유럽(8.4%) 등 대부분 노선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일본 노선의 여객 수송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6% 감소하며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이 그간 주력 노선이었던 일본 대신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로 눈을 돌리고 있기는 하지만 단기간에 노선 다변화가 집중된 탓에 서로 경쟁적으로 요금을 낮추면서 수익에는 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동남아는 일본과 비교해 구조적으로 마진율이 낮은 데다 공급이 단기에 집중되면서 운임에도 하방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보이콧 저팬'으로 인한 일본 노선의 부진이 올해 하반기부터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노선이 회복되면 항공사의 여객 실적도 개선될 수 있을 전망이다.
미중 무역 분쟁과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부진했던 항공 화물도 올해 하반기에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중 무역 분쟁이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인 데다 반도체 시황이 개선 조짐을 보여 항공 운송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항공업계는 '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리면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처럼 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03년 사스 사태 당시에는 중국 등 국제선의 운항이 일부 중단되며 여객이 30∼40%가 감소했고,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여객이 10%가량 줄었다.
당장 티웨이항공은 지난 21일 인천∼우한 노선을 신규 취항할 예정이었으나 '우한 폐렴'의 확산 우려에 출발 직전에 비행편을 취소하고 해당 노선의 취항을 연기했다.
인천∼우한 노선을 주 4회 운항하고 있던 대한항공의 경우 중국 당국이 24일부터 우한 공항의 모든 국내·국제 항공편에 대해 운항 불가를 결정함에 따라 해당 노선의 운항을 이달 31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다음달 이후 해당 노선의 운항은 중국 당국의 조치 사항과 연계해 결정할 예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 제2의 사스 사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계기로 '우한 폐렴'이 확산할 여지가 있어 일단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사스 사태처럼 확산할 경우 올해도 실적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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