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법안 재수정 시도 안 할 듯…곧 입법절차 마무리
오는 31일 브렉시트 예정…연말까지 전환기간 적용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하원이 상원에서 수정한 유럽연합(EU) 탈퇴협정 법안(withdrawal agreement bill·WAB) 수용을 거부했다.
법안은 다시 상원에 넘어가지만, 전례에 따라 별다른 반대 없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이날 상원에서 넘어온 EU 탈퇴협정법 5개 수정안을 모두 큰 표차로 부결했다.
영국에서 법안은 하원에 이어 상원을 통과해야 한다.
상원에서 법안을 수정하면 하원에서 다시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다시 내용이 뒤집힐 수 있다.
하원이 수정안을 거부하면 상원이 이를 재차 수정할 수도, 하원에서 넘어온 안을 그대로 수용할 수도 있다.
다만 관례상 선거를 통해 선출된 하원에서 승인을 거부하면 상원은 수정안을 포기하고 하원에서 통과시킨 원안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서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달 총선에서 하원 과반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둔 뒤 EU 탈퇴협정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켰다.
EU 탈퇴협정 법안은 영국과 EU 간 합의한 탈퇴협정(국제조약)을 이행하기 위해 영국 내부적으로 필요한 각종 시행법(국내법)을 말한다.
기존 EU 회원국으로서의 법률 등을 영국 국내 법률로 대체하고, 전환(이행)기간, 상대국 주민의 거주 권한, 재정분담금 등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법적 효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하원과 달리 보수당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원은 원안 대신 5개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영국 내 거주하는 EU 회원국 주민이 별도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브렉시트 이후에도 자동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하고, 무동반 난민 어린이가 영국에서 다시 가족과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하원은 그러나 이날 상원에서 넘어온 수정안을 모두 부결시킨 뒤 정부 원안을 다시 상원으로 보냈다.
법안이 상원을 최종 통과하면 '여왕재가'를 거쳐 정식 법률로 효력을 갖게 된다.
영국 의회와 별도로 유럽의회가 다음 주 EU 탈퇴협정을 승인하면 영국은 오는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EU와 결별하게 된다.
이후 연말까지로 설정된 전환(이행)기간 동안 EU와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에 나서게 된다.
앞서 영국은 2016년 6월 실시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전체의 52%인 1천740만명이 EU 탈퇴에, 48%인 1천610만명은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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