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계절' 다가오자 요동치는 '정치 테마주'

입력 2020-01-24 08:06  

'선거의 계절' 다가오자 요동치는 '정치 테마주'
안철수·이낙연株 등 '투자 유의'…"기업 본질 가치와 무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오는 4월 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주식시장에서 유력 정치인과 엮은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러나 테마주로 거론되는 종목이 대부분 해당 정치인과 사업상 무관하고 주가가 기업 실적과 관계없이 급등락하는 흐름을 보여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에 체류하던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최근 정계 복귀에 시동을 걸자 한동안 잠잠하던 '안철수 테마주'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안 전 의원이 창업한 회사인 안랩[053800]은 그가 정계 복귀를 정식으로 선언한 이달 2일 전 거래일보다 23.66% 치솟은 8만1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수년 전부터 '안철수 테마주'로 묶인 다믈멀티미디어[093640]와 써니전자[004770]는 같은 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귀국한 안 전 의원이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그다음 날인 20일 안랩은 13.69% 하락한 6만8천700원에 마감했다.
다믈멀티미디어와 써니전자 역시 같은 날 각각 18.63%, 16.14% 내리는 급락세를 보였다.

다믈멀티미디어는 정연홍 대표가 김홍선 전 안랩 대표와 대학원 동문이라는 이유로, 써니전자는 이 회사 송태종 전 대표가 과거 안랩에 근무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앞서 두 회사 모두 사업상 안 전 의원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공시했으나 그동안 안 전 의원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주가가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유력 대권 주자로 부상하면서 증시에서는 '이낙연 테마주'가 들썩였다.
이 전 총리의 총선 출마설이 불거진 지난해 11월 11일 남선알미늄[008350]은 상한가로 마감하고 우선주인 남선알미우[008355](27.59%)도 큰 폭으로 뛰었다.
남선알미늄은 계열 관계인 SM그룹 삼환기업 대표이사를 지낸 이계연씨가 이 총리 친동생이라는 이유로 대표적인 이 총리 테마주로 꼽혀왔다.
그런데 불과 며칠 후인 11월 18일 이계연씨가 삼환기업 대표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에 남선알미늄과 남선알미우는 다시 하한가로 떨어졌다.
아울러 SM그룹 계열 티케이케미칼[104480], 이 전 총리 지역구에 골프장을 운영하는 남화산업[111710], 회장이 이 전 총리와 고교 동문인 이랜드그룹 계열 이월드[084680] 등이 '이낙연 테마주'로 거론되며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해왔다.
이들 종목도 모두 이 총리와 업무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선거 때마다 정치인과 학연·지연 등으로 엮은 테마주가 득세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주로 실적을 뒷받침하는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매수세가 쏠리면서 주가가 급등한다.
특히 정치인 테마주는 대개 기업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투기 수요와 소문에 따라 주가가 움직여서 섣불리 접근했다가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본질 가치와 동떨어진 채 가격이 급등하는 정치테마주의 경우 선거일 전후로 가격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정치 테마주의 이런 주가 특성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도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 감시 강화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테마주 모니터링시스템'을 활용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블로그, 커뮤니티 등을 통한 풍문 유포와 주가 이상 급등 현상을 감시할 계획이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발견하면 신속히 조사해 조치하기로 했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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