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에 1.1% 성장…전망도 밝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내수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지난해 도소매·숙박음식업의 성장세가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내수 업종인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의 지난해 성장률은 1.1%로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던 2014년(1.0%)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았다.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에 가장 낮은 2.0%에 머무른 지난해 경기 부진이 내수 서비스 업종에 고스란히 파급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도소매업 부진이 지속한 가운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로 타격을 입었던 음식숙박업도 활기를 되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업황 둔화가 이어지면서 이들 업종의 부채도 늘고 있다.
한은의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을 합한 작년 3분기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 증가액은 4조3천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1.7% 늘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이 제2금융권에 빚을 내 버티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전망마저 밝지 않다는 점에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1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경기전망지수(RBSI)'는 전분기보다 3포인트 하락한 88을 나타냈다.
전국 소매유통업체 1천개사를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로,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소매유통업의 1분기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도 37%에 달해 전분기(28%)보다 크게 늘었다.
유통업계는 소비 부진과 같은 경기순환 요인 외에 전자상거래 부상 등 구조적 요인까지 더해 'L자형'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유통업계의 전반적인 어려움은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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