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군, 바시해협 관통훈련…"대만 독립국가" 차이잉원 겨냥했나

입력 2020-01-24 09:29  

中공군, 바시해협 관통훈련…"대만 독립국가" 차이잉원 겨냥했나
23일 H-6K 전략 폭격기·KJ-500 조기경보기 포함한 대규모 훈련
대만 국방부 "육상·해상서 인민해방군 활동 주시, 안보엔 휴일없어"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조기 경보기와 폭격기를 포함한 중국 인민해방군(PLA) 공군 군용기들이 대만 남부 인근 바다를 관통해 서태평양 지역을 오가는 비행 훈련을 했다.
24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공군은 전날 H-6K 전략 폭격기, KJ-500 조기경보기를 포함한 다수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 남쪽 바시(巴士)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 지역을 왕복하는 장거리 비행훈련을 했다고 대만 국방부가 밝혔다.
바시해협은 대만과 필리핀의 바탄제도 사이에 있는 너비 150km 정도 해협으로, 동쪽의 태평양과 서쪽의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군사적 요충지역이다.


대만 국방부는 이번 훈련에 동원된 중국 군용기의 수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의 군용기들이 중국 남부의 다른 공군기지에서 발진했다고 확인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 군용기의 출현과 관련해 대만 국민에게 경보를 내리지 않았다면서 대만의 군이 육상과 해상에서 지속해서 인민해방군의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국가안보에는 휴일이 없다"면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기간 대만에 위협을 가할 가능성에 대비해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군의 바시해협 관통 훈련은 재선에 성공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대만은 이미 독립국가"라고 언급한 지 1주일여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번 훈련이 차이 총통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차이 총통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대만)는 이미 독립된 국가다. 우리는 우리를 '대만'(the Republic of China)이라고 부른다"면서 "독립 국가라고 선언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차이 총통의 인터뷰 언급에 대해 중국은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과 마샤오광(馬曉光) 대만판공실 대변인 등을 통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앞서 독립성향 민진당 소속의 차이 총통은 '1.11 총통선거'에서 야당인 친중성향 국민당 후보를 압도적인 표 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중국은 독립파인 차이 총통이 집권한 2016년 5월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는 등 강력한 압박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 방식을 적용해 양안 통일을 달성하려 하지만, 차이 총통은 이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 부근에서 수시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는 등 무력을 과시하면서 외교적 압박도 가하고 있다.
차이 총통 취임 이후 엘살바도르, 솔로몬제도 등 7개국이 대만과 단교하면서 현재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은 나라는 15개국에 불과하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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