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당·후보에게 불법 선거자금 대주고 이권 챙기는 수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민병대 조직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민병대 조직은 수도인 브라질리아 연방특구와 23개 주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정치권과 깊숙이 연계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리우데자네이루 주에서는 민병대 조직이 현실 정치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우 주의 주도(州都)인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는 1980년대부터 민병대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민병대를 포함한 대형 범죄조직들이 지방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들의 동향을 추적 관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경찰은 리우 주를 비롯한 7개 주에서 정치인과 민병대 조직이 연계돼 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대와 범죄조직들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불법 선거자금을 대주고 이권을 챙기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민병대 문제는 오는 10월 지방선거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북동부 헤시피 시 대중집회에서 "민병대가 브라질을 점령하고 있다"면서 "브라질을 이들로부터 자유롭게 하기 위해 나의 자유를 기꺼이 희생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정치인인 세 아들이 리우 지역의 민병대와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는 소문을 근거로 한 것이었다.
한편, 지방선거 투표일은 10월 4일이며, 시장·부시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같은 달 25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지난 2016년 지방선거의 유권자는 1억4천400만 명, 시장·부시장·시의원 후보는 49만6천 명이었다. 올해 지방선거도 비슷한 규모로 추정된다.
올해 지방선거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게 된다.
지난 2018년 대선에서 '우파 돌풍'을 일으키며 승리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올해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2022년 대선에서 재선 시도가 가능할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