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확산에 세계 각국 '중국 여행 경보' 발령

입력 2020-01-29 09:50   수정 2020-01-29 15:40

신종코로나 확산에 세계 각국 '중국 여행 경보' 발령
중국서 오는 입국자 제한 또는 중국인 여행객 출국 명령도
미국·캐나다도 "중국 여행 자제"…미국은 여행제한도 검토중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함에 따라 세계 각국이 잇달아 중국 여행 경보를 발령하며 자국민 보호에 나섰다.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를 제한하거나 중국 여행객을 출국시키는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인접국들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28일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전 지역에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를 신규 발령했다.
'우한 폐렴' 발원지인 우한(武漢)시를 포함한 후베이성(湖北)성 전역 여행경보는 지난 25일자로 적용된 3단계(철수권고)를 유지했다.
한국 정부가 발령하는 여행경보는 남색경보(여행유의), 황색경보(여행자제), 적색경보(철수권고), 흑색경보(여행금지) 4단계로 나뉜다.
북한은 이미 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 관광객의 북한 입국을 금지했다. 베이징발 평양행 고려항공의 운항을 금지했고,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던 에어차이나도 당분간 운항이 취소됐다.
또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한 1개월간의 격리와 의료관찰을 의무화하기로 결정했고, 북한 내 외국인의 중국 여행도 잠정 금지됐다.
북한은 29일에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우한 폐렴' 감염 방지를 국가 존망과 관련된 문제로 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홍콩은 중국 본토와 홍콩을 오가는 열차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28일 홍콩과 중국 본토 간 대중교통 운행을 대폭 줄이는 내용의 우한 폐렴 확산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오는 30일부터 적용되는 이 대책에 따라 홍콩 훙함에서 중국 광저우를 오가는 노선을 포함한 2개 노선의 직행열차 운행이 중단된다.
기자회견장에 마스크를 쓰고 등장한 람 장관은 또 홍콩과 중국 본토를 오가는 항공기 운항 대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관광버스 운행도 감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중국 본토로 이어지는 육상 통과지 4곳과 여객선 터미널 2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홍콩 당국은 또한 중국 본토에서 오는 개인 관광객들의 홍콩 입경을 거부하기로 했고, 양측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도 중단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홍콩이 취한 이러한 강력한 조치를 다른 나라 정부가 쫓아서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국가이민관리국도 같은 밤 성명을 발표해 단체 및 자유여행 형식으로 홍콩과 마카오를 방문하려는 이들에게 일체의 허가증을 내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 본토 주민들은 특별행정구인 홍콩과 마카오를 방문하려면 공안 기관이 발급하는 허가증을 미리 받아야 한다.
홍콩과 함께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인 마카오 정부는 지난 27일 오전 9시를 기해 우한시는 물론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湖北)성에서 온 중국 본토인 모두에게 출국할 것을 명령했다. 이를 따르지 않은 사람은 정부가 지정한 격리 시설에 머물러야 한다.



대만 정부는 앞서 후베이성에 국한해 내렸던 여행 자제 경보를 지난 28일 중국 전역으로 확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또 대만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입경을 차단하고 있으며, 기존에 자국에 머물고 있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28일까지 모두 내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몽골 정부는 지난 27일 중국과 접경지대를 폐쇄하고 전역의 학교에 대해 일주일간 휴교령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카자흐스탄은 28일 자국 입국 비자를 신청한 중국인들에게 건강검진서를 요구하라고 했고, 중국인들이 카자흐 공항 도착 후 받던 전자비자 발급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지난 24일 여행사들에 중국 관광상품 판매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으며, 말레이시아는 후베이성에서 오는 중국인의 입국을 일시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정부도 2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관련 검역 대상 공항을 대폭 늘리는 한편 여행 제한 조치도 검토하기로 하는 등 대응 강화에 나섰다.
미 백악관은 우한 폐렴에 대한 대책으로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을 검토 중이라고 CNBC 방송 등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다만 CNBC는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앞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7일 후베이성에 대해 4단계 여행경보 중 최고 수준인 4단계를 발령하면서 이곳으로 여행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한 중국 전역에 대해서도 두 번째로 높은 3단계 여행경보를 발령하며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중국을 방문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같은 날 캐나다도 자국민에 후베이성으로 여행가지 말 것을 경고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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