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밖 2019-nCoV 첫 분리배양…연구진 "WHO 통해 전 세계와 공유"
"진단의 '게임체인저' 될 듯"…중국, 분리 성공하고도 유전자 정보만 공개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이영섭 기자 = 호주 연구진이 중국 밖에서는 처음으로 '우한 폐렴'의 원인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키워냈다.
호주 멜버른대의 피터 도허티 감염·면역 연구소(이하 도허티 연구소)는 우한 폐렴 감염자로부터 얻은 시료로부터 원인 바이러스 2019-nCoV를 분리·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배양한 바이러스 샘플을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전 세계 연구소와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질병 발생지 중국에서 바이러스를 분리·배양해냈지만 유전자 염기 서열 정보만 공개했을 뿐 분리한 2019-nCoV를 외부 연구진과 공유하지는 않았다.
도허티 연구소는 이달 24일 감염자로부터 얻은 생체 시료에 중국이 공개한 바이러스 염기서열 정보를 활용해 29일 새벽 2시께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분리·배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병원체 바이러스가 확보되면 진단기법과 백신 개발, 바이러스 독성 규명에 가속도가 붙게 된다.
도허티 연구소에서 바이러스 확인 실험실을 이끄는 줄리언 드루스 박사는 "진짜 바이러스를 확보했다는 것은 모든 진단법을 확인하고 검증하며, 그 민감성과 특이성을 비교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라며 "진단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분리한 바이러스로부터 항체 시험법을 개발하면, 잠복기 환자나 무증상 의심환자의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도허티 연구소의 마이크 캐턴 부소장은 "항체 시험법은 무증상 의심환자의 시료에서 바이러스 존재 유무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바이러스가 얼마나 확산됐고 결과적으로 바이러스의 진짜 치명률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캐턴 부소장은 또 "바이러스는 시험 단계 백신의 유효성을 분석하는 데도 쓰인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여러 해 동안 계획을 짜고 준비했으며, 호주 내 관련 기관이 긴밀하게 공조한 덕에 진단, 바이러스 확인, 염기서열 분석, 분리가 매우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우한 폐렴은 '사촌' 격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과 비교해 치명률이 훨씬 낮으리라고 연구진은 예상했다.
캐턴 부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사스는 우리가 파악하기로 치명률이 약 10%인데, 신종코로나 감염증은 현재 3% 정도로 보인다"며, "사견으로는, 나중에 더 낮게 나타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9일 0시 현재 중국 31개 성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는 5천974명, 사망자는 132명이라고 발표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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