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맥스 운항 및 생산중단으로 인한 비용 180억달러 추산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737 맥스 기종의 연쇄 추락 참사 여파로 최대 위기를 맞은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지난해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미 경제매체인 C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보잉은 29일(현지시간) 지난해 6억3천600만달러(약 7천49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CNBC는 1997년 이후 연간 기준 첫 손실이라고 전했다.
보잉은 연쇄 추락 사고로 737 맥스 기종 운행중단이 이뤄지기 한해 전인 2018년에는 104억6천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었다.
지난해 매출은 766억달러로 전년보다 24% 줄었다.
보잉은 지난해 4분기에는 주당 2.33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9억1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7% 급감했다.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737 맥스 8 항공기는 지난해 3월 10일 추락하면서 탑승자 157명 전원이 숨졌다. 2018년 10월에도 인도네시아 라이온 에어 소속 같은 기종의 추락사고로 탑승자 189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미 항공당국은 지난해 3월부터 737 맥스 기종에 대한 운항을 중단시켰다.
737 맥스 연쇄 추락과 이에 따른 운항 중단으로 비용이 증가하면서 보잉이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보잉은 737 맥스 연쇄 추락 여파에 따른 비용이 180억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에 추정했던 비용 추계보다 두배나 큰 규모다.
지난해 146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했고, 올해 40억달러가 추가될 것으로 평가했다. 비용 추계에는 737 맥스 운항 중단에 따른 항공사 및 고객에 대한 26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포함됐다.
보잉은 737 맥스와 함께 주력기종인 '787 드림라이너'의 추가 감산 계획도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타격으로 지난해 10월 이미 2020년 말 기존의 월 14대에서 12대로 감산 계획을 밝힌 데 이어 2021년 초에 월 10대 수준으로 감산하겠다고 이날 밝힌 것이다.
지난해 말 전임 데니스 뮐렌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경질되고 이달 중순부터 보잉 수장에 오른 데이브 캘훈 CEO는 이날 "우리는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오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항 정지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보잉은 737 맥스 기종의 생산을 올해부터 일시 중단했다.
보잉은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으로 불리는 자동 실속(失速) 방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완료하고 미 항공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CNBC는 최근 보잉이 은행권으로부터 12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보잉의 주가는 비용 증가와 20 여년만의 첫 손실 기록에도 불구하고 2%대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 언론들은 737맥스 추락에 따른 비용이 일부 전문가들이 추산했던 규모보다 작아 주가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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