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英 총리 "美와 관계 위태롭게 하지 않을 것"
폼페이오 "英, 화웨이 결정 재고해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사업에 중국 화웨이의 장비를 일부 허용하기로 한 결정을 옹호했다.
반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영국이 화웨이 허용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29일(현지시간) BBC 방송, dpa 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이틀 일정으로 영국을 방문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저녁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을 만난 뒤 다음 날에는 존슨 총리와 회동할 예정이다.
미국 국무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에도 양국 간 특별한 관계를 재확인하고, 무역 관계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전날 영국이 5G 통신 네트워크의 비핵심 파트에 한해 화웨이 장비를 허용한 데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동안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경우 중국 공산당의 스파이 행위에 악용될 수 있다며, 이를 사용하는 국가와는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해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런던으로 향하면서 취재진에게 "미국은 영국이 화웨이와 관련해 이미 내렸던 것과 다른 결정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계획을) 실행해가면서 영국이 이를 재고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내 많은 기업이 화웨이의 진정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정보가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돼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이날 하원 '총리 질의응답'(Prime Minister's Questions·PMQ)에서 전날 화웨이와 관련한 정부 결정을 옹호했다.
존슨 총리는 "이 나라의 국민이 이용 가능한 최고의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는 절대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요한 국가 안보 인프라에 타협하거나,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안보 파트너와의 중요한 협력을 위험에 빠뜨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영국은 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의 일원으로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라브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 만남에 대해 "함께 가진 도전과제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아울러 미래 무역 관계와 이것이 양국 경제에 가져올 이익에 관해서도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영국에서 역주행 교통사고를 낸 뒤 면책특권을 내세우며 귀국한 미국 외교관 부인 앤 사쿨러스의 범죄인 인도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영국 정부는 미국에 사쿨러스의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지만, 미국은 면책특권을 내세우며 이를 거절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