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 규제완화·표준통일·공공데이터 개방 등 경쟁력 제고안 제시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유럽연합(EU)이 미국의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기술 대기업들에 맞서기 위해 데이터 단일시장의 구축을 추진하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29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 시장에서 유럽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단일시장은 관세나 규제와 같은 장벽이 없어 국가 간 상거래가 특정 국가 내부에서처럼 자유롭게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
집행위는 데이터 단일시장을 구축하기 위한 조치로 국경을 넘는 데이터 사용, 데이터 상호운용을 뒷받침할 일련의 새로운 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조, 기후변화, 자동차, 보건, 금융 서비스, 농업, 에너지 산업 등 전 분야에 걸친 데이터 표준도 새 규정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집행위는 데이터 공유를 방해하는 규정을 폐지하고, 거대 온라인 플랫폼이 일방적으로 데이터 접근과 사용에 대한 조건을 부과하거나, 불균형적으로 이득을 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 도입도 시사했다.
장벽을 없앤다는 근본 취지에 맞춰 집행위는 몇 달 안에 지리, 환경, 기상, 통계, 기업 정보 등 더 많은 공공 데이터를 유럽 기업들에 무료 개방하기로 했다.
데이터 단일시장 구축안은 유럽 IT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진다는 현실 진단에서 나왔다.
집행위는 25장 분량의 제안서에서 "소수 거대 기술 기업이 전 세계 데이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유럽 등에서 데이터 중심 사업이 출현하고, 성장하거나 혁신하는 데 큰 약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집행위는 중국과 미국의 경쟁 기업들이 이미 빠른 속도로 혁신을 거듭하며 전 세계에 걸친 데이터에 대한 접근과 사용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행위는 "오늘의 승자가 반드시 내일의 승자가 되지는 않는다"며 유럽의 방대한 산업 및 전문 데이터와 기술 혁신을 통해 앞서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행위와 작년에 설립된 전문가 집단은 거대 IT기업이 수집하고 있는 데이터를 비롯해 이들이 데이터를 사용하고 공유하는 과정을 조사하고 있다.
집행위는 "조사 결과에 따라 시장을 공정하고 개방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사전 규제 등을 통해 구조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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