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고 현장에 또 눈…실종자 유실 방지 그물 설치 검토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네팔 안나푸르나 눈사태 실종 한국인 4명에 대한 수색 작업이 기상 여건 등으로 전면 중단된 지 30일(현지시간)로 일주일째를 맞았다.
현재 안나푸르나 인근 포카라에는 외교부에서 파견한 신속대응팀, 주네팔대사관과 충남교육청 관계자 등 10여명이 체류하며 실종자 가족 지원 및 네팔 당국과 접촉 작업 등을 하고 있지만 수색 재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30일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는 최근 며칠간 계속 눈이 내리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다.
수색이 전면 중단되기 시작한 지난 24일 상황과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이다. 설령 수색이 재개되더라도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속대응팀 관계자는 "28일 민간구조대가 헬리콥터로 사고 현장을 답사한 결과 지난주의 상황과 비교할 때 변화가 없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색 작업은 한두 달 이상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KT 드론수색팀을 이끌고 현장 수색에 나섰다가 지난 28일 귀국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도 "실종자는 평균 10m 깊이의 얼음과 눈 아래에 묻혀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더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다. 눈이 녹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지에 체류 중인 실종자 가족도 9명 가운데 4명이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속대응팀 측은 가족 중 일부는 귀국했지만, 구체적인 사안은 공개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도 일부 귀국했고, KT 드론수색팀의 KT 직원들도 31일 귀국길에 오르기로 했다. 박영식 대사 등 주네팔대사관 관계자는 교대로 포카라 현장지휘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T 드론수색팀의 현지 네팔인 요원 10여명은 기상 여건을 봐가며 내달 초 수색 재개를 추진하기로 했다.
눈이 본격적으로 녹기 시작하거나 의미 있는 수색 상황이 발생할 경우 KT 직원도 현장에 다시 합류, 수색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현지 구조 당국은 사고 현장 인근 강에 실종자 유실 방지용 그물망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눈이 본격적으로 녹기 시작하면 인접한 강의 유량이 불어나 실종자가 떠내려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사고는 산과 계곡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좁은 길에서 발생했다.
눈사태로 발생한 눈과 얼음 무더기는 길가 계곡으로 밀고 들어갔다.
길옆 초입 부분은 눈·얼음 더미의 너비가 비교적 짧지만, 계곡 근처 하단으로 내려갈수록 넓게 퍼진 상태다.
앞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은 지난 17일 오전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산장에서 하산하던 도중 네팔인 가이드 3명(다른 그룹 소속 1명 포함)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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