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30일 오전 출발 예정…중국 당국 승인 보류로 미뤄져
가족 중 중국 여권 보유시 함께 탑승 못 해…'이산가족' 우려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 속에서 우한(武漢) 등 중국 후베이성 일대에 고립된 영국 국민을 철수시키기 위한 전세기가 31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오른다.
BBC 방송에 따르면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전세기가 현지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하기로 확정됐다고 30일 밝혔다.
당초 영국 국민 200여명을 태운 전세기는 목요일인 이날 오전 중국에서 이륙할 예정이었지만 중국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지연됐다.
영국은 자국민을 태운 전세기가 남부 옥스퍼드셔에 있는 브리즈 노턴 공군기지에 도착하면 이후 잉글랜드 북서부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 숙소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이들은 14일간 이곳에 격리된 뒤 증상 발현 여부에 따라 필요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비행기에는 군 의료팀 관계자들이 함께 탑승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맷 핸콕 보건부 장관은 "우한에서 돌아오는 이는 누구나 안전하게 14일간 격리될 것이며 필요한 치료를 받을 것이다. 대중의 안전이 최우선사항"이라고 밝혔다.
탑승자 허용 여부를 놓고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영국인과 결혼한 중국인, 그들의 자녀 중 중국 여권을 가진 이들의 해당 전세기 탑승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노섬벌랜드 출신의 제프 시들은 자신과 9살 딸은 비행기 탑승을 허락받았지만, 영국 영주권은 있지만 중국 국적인 부인은 탑승할 수 없다고 통보받았다.
그는 BBC에 "아내가 매우 심란해하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은 중국 거주자들이 떠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크 출신의 나탈리 프랜시스 역시 중국 여권을 가진 세 살 아들이 비행기에 탈 수 없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전화를 받고 나서 말 그대로 할 말을 잃었다"면서 "육체적으로는 괜찮지만, 우한에 갇혀있어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영국 국민이 배우자나 가족들과 함께 비행기에 탈 수 있도록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중국 정부가 이를 승인하지 않으면 일부 영국인들은 가족과 함께 중국에 남을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BBC는 전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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