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시신 이송 후 거리 소독…경찰·보건당국 사망원인 설명 안해"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퍼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한 거리에서 노인 1명이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고 AFP 통신이 31일 보도했다.
AFP는 우한에 있는 자사 취재진이 30일 아침 시간대에 우한 제6병원 인근의 인도에서 이 노인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60대 정도로 보이는 은발의 이 노인은 얼굴에 흰색 마스크를 하고 있었으며, 오른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는 게 AFP 설명이다. 사진을 보면 노인은 등을 바닥에 대고 곧은 자세로 누워있다.
당시 주변에는 적은 수의 행인들만 있었고, 아무도 노인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과 경찰이 도착했고, 조심스럽게 푸른색 담요로 시신을 덮는 등 현장을 가렸다.
AFP는 이후 지역 경찰과 보건당국에 문의했지만, 노인의 사망원인에 대해서 들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나 방호복으로 몸을 감싼 경찰·의료진의 반응을 통해서 현재 우한에 퍼져있는 공포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현장을 지켜보던 한 여성은 노인이 신종코로나로 죽었을 거라 추정하면서 "끔찍하다. 최근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말했다.
또 노인을 검사한 포렌식 전문가들은 방호복을 벗고 곧바로 몸에 소독약을 뿌리기도 했다.
AFP 기자는 자신이 현장에 있는 2시간 동안 다른 현장에 출동하기 위해 구급차 최소 15대가 지나갔다고 덧붙였다.
노인은 결국 흰색 밴에 실려 현장을 떠났고, 곧바로 시신이 놓여있던 자리를 소독하고 청소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인구 1천100만명의 대도시인 우한은 신종코로나의 진원지로, 지금까지 2천600여명의 확진자와 16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3일 '우한 봉쇄령'을 내리고 우한과 외부와의 왕래를 차단하고 있다. 우한 내 환자들은 진료를 받기 위해 며칠씩 줄을 서고, 대중교통이 멈추면서 사람들은 걷거나 자전거에 의지해 이동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인터넷상에서는 '사람이 거리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장면' 등 신종코로나와 관련해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영상이 퍼져 불안감을 키우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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