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지연되자 발매 한번 못해보고 창고행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영국이 오랜 진통 끝에 3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을 탈퇴하자 오스트리아 우체국도 덩달아 오래 묵혀뒀던 '브렉시트 우표'를 이날 발매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오스트리아 우체국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브렉시트'가 2019년 3월 29일로 예정되자 이 날짜와 유럽 지도가 들어간 우표 14만 장을 마련했다.
우체국은 우표에서 다른 EU 회원국은 짙은 파란색으로 칠했지만, 영국은 흐릿하게 처리해 EU와 영국의 '결별'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해 1월과 3월에 열린 영국 하원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서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한 반발 등으로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되자 우표 발행일도 덩달아 미뤄졌다.
인쇄까지 다 마친 우표가 빛 한 번 보지 못하고 창고 속에 그대로 처박힌 것이다.
이후 영국과 EU의 지난한 재협상이 진행됐고, 우여곡절 끝에 영국이 31일 브렉시트를 확정하자 오스트리아 우체국도 창고 속에서 우표를 꺼내 이날 판매를 시작했다.
다만 우체국은 우표를 새로 제작하는 대신 기존 브렉시트 예정일 위에 줄을 하나 긋고 그 밑에 실제 날짜를 적는 방법을 택했다.
우표가 발매되자 소셜 미디어에서는 브렉시트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무심하게 처리한 디자인이 오히려 화제가 되고 있다고 dpa는 전했다.
오스트리아 우체국의 미하엘 호몰라 대변인은 "많은 우표가 결국 수집가들의 차지가 되겠지만, 몇몇 사람들은 이 우표가 붙은 편지로 영국에 있는 친척을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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