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모델 외 느슨한 형태의 호주 모델 수용 가능성 시사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향후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에서 강공을 예고했다.
EU와의 규제일치 등을 수용할 수 없는 만큼 느슨한 형태의 EU-호주 모델 무역협정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2일(현지시간) BBC 방송, 선데이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오는 3일 연설에서 향후 EU와의 무역협정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힐 예정이다.
앞서 영국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EU에서 정식 탈퇴했다.
양측은 연말까지 설정된 전환(이행)기간에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한다.
존슨 총리는 이번 연설에서 규제일치, 유럽사법재판소(ECJ)의 사법관할권 수용 등을 포함한 어떤 EU 측 요구사항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존슨 총리는 기본적으로 EU와 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 경제무역협정'(CETA)을 기반으로 향후 EU와의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캐나다 모델은 상품과 관련해서는 거의 무관세가 적용된다.
다만 광범위한 통관확인 절차 등 비관세장벽이 적용될 수 있으며, 영국이 강점을 가진 서비스 부문은 대부분 포함하지 않는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EU 측이 과도한 요구를 할 경우 보다 느슨한 형태의 호주 모델 역시 배제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모델은 양측이 경제 어느 부문에서 합의할지를 선별한 뒤 나머지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향후 협상에서 가능한 결과는 두 가지가 있다"면서 "캐나다와 같은 자유무역협정, 아니면 호주와 같이 보다 느슨한 형태의 협정뿐이다. 우리는 둘 다 기꺼이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영국과 EU 간 EU 탈퇴협정 재협상 합의 당시와 달리 EU 측은 최근 영국이 EU의 각종 규정과 기준은 물론, ECJ의 사법관할권을 향후 무역협정 협상에서 수용하기를 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데이텔레그래프는 존슨 총리가 이같은 EU측의 시도에 매우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 단행된 브렉시트에 맞춰 총리실에서 징을 치면서 "우리 나라의 역사에 있어 매우 환상적인 순간이다. 오늘밤 우리는 통제권을 되찾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존슨 총리는 이번 연설에서 미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제3국과의 무역협정 체결에 대한 밑그림도 공개할 예정이다.
영국의 궁극적 목표는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 싱가포르 등 11개국이 가입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합류하는 것이라고 선데이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존슨 총리와 별개로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 역시 조만간 영국과의 무역협정 협상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EU의 경우 이를 27개 회원국 모두 동의를 받아야 하므로, 본격적인 협상은 3월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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