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나투나제도 영유권 갈등지역…여객기 중국노선 일시 중단
(자카르타·서울=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안용수 기자 = 인도네시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자국민 238명을 귀국시키는 한편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해서는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2일 안타라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날 바틱에어 여객기로 우한에서 자국민 245명 가운데 238명을 태워 바탐섬으로 데려온 뒤 군용기 3대에 갈아 태워 나투나제도에 도착했다.
우한에 사는 인도네시아 교민 가운데 3명은 발열 등의 증상이 있어 비행기에 탈 수 없었고, 4명은 개인 사정에 따라 우한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나투나제도 공군기지에 도착한 우한 교민과 수송 작전 참여자 등 총 285명은 2주 동안 격리 상태로 의료진의 관찰을 받는다.
공교롭게도 남중국해의 나투나제도는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어온 지역이다.
황금어장이자 자원의 보고인 이 해역은 인도네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지만, 중국이 자국령으로 주장하는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과 일부 면적이 겹친다.
이달 8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직접 나투나제도를 방문, 주권행사에 있어서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하는 등 최근 갈등이 고조됐다.
나투나 제도는 인적이 드물고, 군사기지가 있어 육군·해군·공군 의료팀이 있는 병원이 있기에 우한 교민 격리지역으로 선정됐다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설명했다.
이날 주민 200여명이 공군기지로 몰려와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오는 5일부터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14일 동안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인도네시아 입국과 경유를 금지하고, 중국 국적자에 대한 무비자나 도착비자 발급도 중단한다.
레트노 마르수디 외교부 장관은 이러한 사실을 알리며 "인도네시아 국민은 당분간 중국을 여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동안 우한 폐렴 감염 의심자 여럿이 병원에 입원 중이나 확진 환자 보고는 아직 한 명도 없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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