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인터뷰…대출 만기연장·원리금 상환유예·신규 저리 자금 공급
"혁신성장과 중소·중견기업 지원도 확대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은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데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6일 취임 100일을 맞는 방 행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정부와 관계 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해 신종코로나 사태로 예상되는 피해의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한 기업에 필요한 금융 지원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 행장은 "수은이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금융 지원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며 "피해 기업들이 단기간의 신용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대출금 만기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신규 저리 자금 공급 등의 지원책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방 행장은 대내외 경제 환경이 어려운 마당에 신종코로나 사태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 수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형 플랜트나 조선 등에 치중된 경향이 있었던 수은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것이 방 행장의 구상이다.
그는 "혁신성장과 관련한 지원 비중을 늘릴 것"이라며 "수출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중소·중견기업 지원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수은은 올해 혁신성장과 중소·중견기업 부문에 각각 8조5천억원, 28조1천억원의 여신을 지원할 계획이다. 작년보다 각각 9%(혁신성장), 5%(중소·중견기업) 늘린 규모다.
혁신성장 등을 포함해 올해 수은의 여신 지원 목표액은 작년보다 16% 늘어난 69조원이다.
방 행장은 신시장 개척을 위해 초고위험국가의 사업 수주 지원을 위한 특별계정(1조원 규모) 활용도 강조했다.
그는 "신용도가 낮은 아프리카 지역에는 우리 기업이 과감히 진출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시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신용 보증, 대출 등을 과감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방 행장은 또 최근 선임된 수은 사외이사 2명 중에 노동조합 추천 인사가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노조 추천 이사제의 문은 계속 열어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방 행장은 "노조가 전문성이 있고 이사회 운영에 도움이 되는 인물을 추천한다면 같은 기준으로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노조 추천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협의 과정을 거쳐 (노조가) 추천하는 인사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두기로 한 새로운 자본시장법이 논의되고 있는데 선제적으로 이번에 여성 인사 한 분을 사외이사에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방 행장은 일각에서 꾸준히 거론하는 산업은행과 수은과의 통합설에는 "전 세계가 수출신용기관(ECA) 시스템 아래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내 산업 구조조정을 하는 조직과 한 몸으로 묶이면 수출입은행이 본연의 역할을 하는데 소홀해질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방 행장은 국책은행의 특별 명예퇴직 도입 필요성도 거론했다.
방 행장은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인력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기관에는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일반 금융기관의 명예 퇴직제와 비교해 (보상) 금액이 너무 적다. 금액 수준을 현실화한 특별 명예 퇴직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은뿐만 아니라 산은, 기업은행에서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 비중이 커짐에 따라 현재 노사정이 국책은행의 명예 퇴직제 문제를 논의 중이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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