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철거한 뒤 "농담 의도, 느낀 대로 쓴 것…반성한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야당 간부가 "쓰레기" 등 원색적인 촌평을 덧붙인 신문 기사를 국회에 게시했다가 해명에 진땀을 뺐다.
5일 도쿄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등으로 구성된 회파(會派, 원내에서 활동을 함께 하는 의원 그룹으로 한국 국회의 교섭단체와 유사함)가 사용하는 국회 중의원 대기실 문에 전날 일본 주요 일간지 정치 기사가 실린 신문이 게시됐다.
게시된 신문에는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벌어진 질의응답을 다룬 정치 기사가 실려 있었는데 여기에는 "쓰레기 0점", "출입금지", "×", "멋지다"는 등의 내용이 형광펜으로 기재돼 있었다.
여당의 주장이나 목소리를 부각한 기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메모를 덧붙이고, 야당의 시각이 많이 반영된 기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표현을 써넣은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집권 자민당 정조회장의 질의 내용을 크게 다룬 기사에는 "×"표시를 하고 "출입금지"라고 썼다.
반면 벚꽃을 보는 모임에 관한 질문에 대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답변이 허술하다고 평가한 기사에는 꽃 그림을 그려 넣었다.
거친 표현이 논란을 불렀는지 신문은 게시된 지 한 시간도 안 돼 철거됐다.
NHK 기자 출신인 아즈미 준(安住淳) 입헌민주당 국회 대책위원장은 자신이 이런 촌평을 덧붙인 기사를 게시했다고 인정하고서 "농담 의도였으며 느낀 대로 쓰고 말았다.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국회 출입 기자단으로부터 편집권에 대한 개입이냐는 질문 등을 받은 아즈미 국회대책위원장은 "개입하려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서 출입금지라는 표현에 관해서는 "그런 마음이 들 정도로 아쉽다는 것이며 취재에 대해서는 완전히 열려 있다"고 해명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는 "이성적으로 대응하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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