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 매수해 탈옥 도와…성공 후엔 도주 비용 제공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최대 범죄조직인 PCC의 조직원들이 지난달 파라과이 교도소를 집단 탈옥하는 과정에서 비리가 개입된 사실이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양국 경찰의 조사 결과 PCC가 조직원들을 탈옥시키기 위해 최소한 600만 헤알(약 17억 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돈은 파라과이 교도소의 교도관들을 매수하고, 탈옥에 성공한 조직원들을 위한 도주 비용으로 사용됐다고 양국 경찰은 말했다.
앞서 브라질 중서부 마투 그로수 두 술 주(州)와 경계를 접한 파라과이 페드로 후안 카바예로 교도소에서 지난달 19일 수감자 75명이 탈옥했다.
탈옥한 수감자들은 PCC 조직원이거나 협력자들로 전해졌으며, 감방에서는 땅굴을 파면서 나온 흙을 담은 포대 200여개가 발견됐다.
이후 양국 정부는 연방경찰과 군을 동원해 국경 지역 경계를 강화했으며, 탈옥자 가운데 10여 명을 체포했으나 나머지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어 하루 뒤에는 브라질 북부 아크리 주 히우 브랑쿠 교도소에서 수감자 27명이 3m 높이의 담을 넘어 탈옥했다.
탈옥한 수감자들은 PCC 조직원이거나 PCC와 협력 관계에 있는 지역 범죄조직의 조직원들로 알려졌으며, 일부는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PCC는 1990년대 초반 상파울루 주에서 등장했으며, 현재는 전체 조직원이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세력이 커졌다.
브라질뿐 아니라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등 인접국에도 하부조직을 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마약 밀거래와 밀수 등을 통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2월 PCC 두목을 포함해 상파울루 주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우두머리급 수감자 22명을 브라질리아와 중서부, 북동부 지역 연방 교도소로 이감했다.
세르지우 모루 브라질 법무부 장관은 이탈리아 사법 당국의 마피아 처리 방식에 착안해 범죄조직의 우두머리급 수감자들을 격리 수용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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