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학생 13명 우한에"…대통령은 자국민 철수에 난색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서부 세네갈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에서 자국민을 철수시키지 못하면서 관련된 가족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 무리의 세네갈인들은 5일(현지시간)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우한에 있는 가족을 탈출 시켜 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름이 '요로 바'인 한 세네갈인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아이들은 조국에 의해 구조되는 최소한의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가 우한에서 국민을 철수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알제리, 튀니지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은 우한에서 자국민 대피를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한에 있는 세네갈 학생들이 아직 건강하지만 이들을 데려오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AFP에 따르면 요로 바는 기자회견 도중 울음을 터뜨렸다.
현재 우한에는 세네갈인 학생 13명이 체류하고 있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우한을 사실상 봉쇄했다.
앞서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지난 3일 정부가 우한에 있는 국민을 항공기로 철수시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세네갈 국민이 탑승할 전세기나 전문적인 의료 요원, 격리시설 등 여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세네갈 국민의 약 40%는 하루 생활비가 1.9 달러(약 2천200원)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다.
세네갈 일각에서는 살 대통령의 발표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AFP가 전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없지만, 각국은 전염병이 확산할 위험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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