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종코로나 격리기간 14일→10일→12.5일 검토 우왕좌왕

입력 2020-02-06 09:11   수정 2020-02-07 17:38

일본 신종코로나 격리기간 14일→10일→12.5일 검토 우왕좌왕
중간에 내린 유람선 승객 감염 확인하고도 남은 승객 객실 격리 안해
10명 집단 감염 확인되자 뒤늦게 승객 객실 격리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정보가 변경됐다며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격리 기간의 변경을 다시 검토하는 등 일관성이 부족한 대응이 눈에 띈다.
6일 요미우리(讀賣)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일본 정부는 후베이성에서 귀국한 자국민 등이 호텔 등에 단체로 머무는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12.5일로 연장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를 '2∼10일간'에서 '1∼12.5일간'으로 변경한 것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 조만간 격리기간의 변경 여부를 정식 결정한다.
애초에 격리 기간을 14일로 설정한 일본 정부는 WHO의 최신 견해 등을 근거로 10일로 단축한다고 이달 4일 발표했는데 다시 변경을 검토하는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국제기구의 최신 정보를 토대로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처럼 격리 기간을 빈번하게 변경하는 것이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일본 당국의 대응은 다른 허점도 노출했다.

일본 정부는 우한에서 귀국한 일본인을 초기부터 호텔이나 정부 시설에서 분리해 격리했으나 탑승자 중에 감염자가 확인된 대형 유람선에 대해서는 초기 격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요코하마(橫浜)를 출항해 홍콩과 동남아를 거쳐 이달 3일 일본으로 돌아온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했다가 기항지인 홍콩에서 내린 남성이 신종코로나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지만 남은 탑승객을 객실에 격리하지 않은 것이다.
감염 우려가 상대적으로 큰 일부 탑승객에 대한 검사 결과 10명이 감염된 것으로 5일 확인되자 비로소 승객들을 객실에 머물도록 조치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일본에서 집단으로 확인된 첫 사례다.

승객들은 전날까지 바를 이용하는 등 선내 공용시설에서 서로 접촉 가능한 상태로 지냈다.
제한된 공간에 다수의 이용자가 밀집한 유람선의 특성상 내부 감염이 더 확산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승객들이 19일까지 2주 동안 유람선에 더 머물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다른 기항지에서 검역을 거쳤음에도 뒤늦게 감염자가 확인돼 유람선 관광 전반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여행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등을 유치하기 위해 유람선 사업을 확대했으나 이번 사태로 유람선 관광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유센(郵船)크루즈 등 2개 선사는 2주 이내에 중국에 머문 적이 있는 이들의 승선을 거절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NHK가 전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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