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논란 계속…"발표까지 몇 주 더 늦어질 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오랜 전쟁에 시달려온 아프가니스탄이 이번에는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해 9월 28일 어렵사리 대선이 치러졌지만 이후 5개월이 지나도록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검표에 재검표가 계속되고 야권 반발까지 불거지면서 아프간 정국은 더욱더 어지러운 양상이다.
6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프간 선거이의관리위원회는 전날 총 180만 투표용지 가운데 약 24만표에 대해 부분 재검사를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톨로뉴스도 선거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재검표 과정에서 논란이 된 30만표 가운데 일부에 대해 특별 재검사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결과가 나오려면 몇 주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잠정 개표 결과에서는 아슈라프 가니 현 대통령이 50.6%를 득표해 재선이 유력한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이 결과에 대해 2만건 이상의 이의신청이 접수됐고 아프간 선거 당국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재검표 작업을 거듭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는 각종 부정선거가 횡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100만표가량이 무효처리된 상태다.
하지만 선거일 전후에 불법 투표용지가 투입됐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부정 선거 논란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이번 대선에 나선 압둘라 압둘라 최고 행정관(총리 역할 수행) 등 야권은 부정 투표가 난무한 이번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반면 가니 대통령 측은 야권이 이의 제기를 통해 새 정부에서 지분을 확보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2014년 대선에서는 압둘라가 1차 투표에서는 승리했으나 결선 투표에서 패배했다.
이에 압둘라는 당시에도 선거 결과에 불복했고, 가니와 압둘라는 미국의 중재 끝에 대통령과 최고 행정관 자리를 나눠 가진 채 지금까지 정부를 이끌어왔다.
선거 당국의 재조사 결과 가니가 여전히 과반을 득표한 것으로 나오면 대통령 연임이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과반을 차지한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되면 득표 상위 두 명이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아프간 정국의 혼란은 한동안 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와중에 아프간 정부는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 과정에도 배제된 상태다.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직접 협상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2018년 중반부터는 미국 측과 직접 협상에 나서고 있으며 지난해 9월에는 미군 일부 철수 등의 내용이 담긴 평화협상 초안까지 마련했지만, 정식 서명에는 실패한 상태다.
탈레반은 최근에는 미국 측에 일시 휴전을 제안하는 등 양측은 평화협상 본격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
탈레반은 2001년 미국에 의해 정권에서 밀려났지만 이후 세력을 회복해 현재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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